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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M D-4 / 金대통령, 유럽-亞 갈등 '중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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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M D-4 / 金대통령, 유럽-亞 갈등 '중재자'

입력
2000.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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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제3차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의 의장으로서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에 대해 두 대륙간 갈등 봉합에 나설 예정이다.ASEM은 아시아ㆍ유럽 25개국 정상급과 유럽연합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무대다. `새 천년 번영과 안정의 동반자 관계'를 표어로 정한 이번 회의에서는 각 분야에 대한 참가국의 협력ㆍ교류 활성화가 주된 논의가 되겠지만, 민주주의,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한 논의도 예정돼 있다.

실제로 정상회의 주요 일정과 가상의제를 정하기 위해 5월 초 포르투갈에서 열린 ASEM 고위관리회의에서는 21세기 ASEM의 비전을 설정하는 문제를 두고 유럽과 일부 아시아 국가 참석자 간에 얼굴 붉힐 정도의 설전이 벌어졌다. 당시 유럽 국가들은 인권과 민주주의, 평등을 ASEM의 비전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의 원칙이 비전이 돼야 한다고 맞섰다. 아시아 국가들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겨냥한 유럽 국가들과 인권을 빌미로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는 일부 아시아 국Gm°의 유럽 국가들에 대한 의구심이 해묵은 갈등의 바탕이었다.

결국 주최국인 우리나라의 중재로 민주주의와 인권은 ASEM의 비전으로,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은 ASEM의 기본목표와 원칙으로 정하자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지만 두 대륙 간의 갈등은 이번 회의에서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이 유럽 입장을 두둔할 경우 아시아 국가들의 원성을 듣고, 아시아 주장에 동조할 경우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서의 권위에 상처를 입게 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문제가 재연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논쟁이 있더라도 김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으로 합리적 중재가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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