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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다큐, KBS2TV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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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다큐, KBS2TV `인간극장'

입력
2000.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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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다큐멘터리의 퇴조 경향 속에, 시청자의 눈과 가슴을 휘어잡는 다큐가 있다. KBS2 TV `인간극장'이다. 이 휴먼 다큐는 점차 사람의 냄새가 사라지는 정보화의 시대속에 인간다운 체취를 찾아내려 한다. 또한 진부함과 상투성에 안주한 기존 다큐의 형식을 과감하게 탈피한 새로운 형식의 실험정신도 엿보인다. 방송위원회와 시청자 단체는 이를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했고 시청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인간극장' 의 성공의 가장 큰 원인은 “살아온 것을 소설로 쓰면 수십권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하는 우리 이웃들을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5월 1일 살인죄로 부산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휴가를 얻어 여섯살 때 헤어진 아들을 16년만에 만난 김광우(56)씨를 다룬 `어느 특별한 휴가' 를 1회로 방송했다.

이후 `인간극장' 의 주인공은 6ㆍ25 때 피난 인파 속에 자전거를 구해온다고 떠난 남편 리복연(78)씨와 그를 기다리며 평생을 수절한 아내 이끝남(78)씨, 전기등 문명의 혜택없이 강원 삼척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는 이영자(18)양, 육체를 담보로 생존해가는 차력사 정일도(36)씨, 난쟁이로 태어나 서커스무대에 서는 황정영(19)군 처럼 친근한 이웃들이다.

제작진은 다큐에서 “길가에 핀 작은 꽃에서도 인간에게 눈물을 흘리게 할 심오한 의미가 있다” 는 워즈워드의 말을 실행하고 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우리의 이웃에게 삶의 진실과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휴먼 다큐의 성공 여부는 시청자에게 꾸미지 않는 감동을 주느냐에 달려있다. 제작진은 철저히 현장성을 살리고 출연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일상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도록 6mm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했다. 박은희PD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연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 2주 정도 출연자의 생활을 40분짜리 테이프로 80개 정도 촬영한 다음 편집을 한다” 고 말했다. 이러한 출연자의 여과없는 생활과 삶을 화면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열린구조는 시청자를 다큐에서 전하려는 메시지 찾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한다.

`인간극장'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큐와 미니시리즈 형식을 혼용했다. 보통 50~70분 한 회 분으로 완결되는 기존의 다큐와 달리 `인간극장'은 30분물 3~6부작으로 제작해 드라마처럼 다음 편을 기다리게 함으로써 시청자를 안방으로 끌어들였다. 물론 6mm 카메라의 단점인 화면의 조야함이나 미니 시리즈 형식에서 오는 산만함은 `인간극장'의 개선되야할 과제이다. 메시지를 반감시키는 과도한 내레이션도 지양되야한다.

시청자들도 `인간극장'을 보고 나면 난쟁이 황정영군이 한 말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 `인간극장' 보니까예, 인간이라는게 별 것 아니라예. 우쨌든 열심히 사는 거, 그게 인간이라예.”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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