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광고모델업체 들이 러시아를 비롯, 동구권 등의 여성들을 불법 입국시켜 내의업체와 케이블TV 등의 광고에 출연시킨 뒤 모델료를 갈취하는 등 횡포를 일삼은 혐의가 드러나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경찰청 외사과는 15일 무허가 광고모델업체 7개사가 외국인 여성을 모델로 불법 고용, 광고에 출연시킨 뒤 상습적으로 모델료를 갈취해 왔다는 혐의를 잡고 이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본격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사는 올6월부터 모 유명 내의업체 광고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여성모델을 4차례 공급하고, 모델료 55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B사는 지난달 19일 모 의류업체가 제작 중인 광고에 러시아 여성을 모델로 소개시켜 주고 2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무허가 광고모델업체들은 유명 의류업체와 TV 홈쇼핑업체 등의 광고에 관광비자로 입국한 외국여성들을 출연시킨 ~? `불법취업'의 약점을 잡아 건당 모델료 20만~120만원중 70~80%가량을 가로채 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심지어 외국인 모델 중 일부는 모델계약이 끝난 이후에도 국내에 남아 매춘부로 전락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외국인 모델은 총 40~60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관광비자로 입국했거나 불법체류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출신 여성들이며 남미와 영국, 미국, 프랑스, 남아공 출신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업체를 운영하는 K씨도 “무허가 업체들은 `불법모델'을 채용한 뒤 원 계약을 파기하고 용돈수준의 모텔료만 주는 게 상례”라며 “국내에 남아 매춘업에 빠지는 동구권 모델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문화관광부 방송광고과 관계자는 “통상 1개월짜리 취업비자를 받고 정식 입국하는 외국인 모델은 한달 평균 10명 내외에 불과하므로 나머지는 대부분 불법입국ㆍ체류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우선 무허가 모델업체들에 대해 직업안정법 위반죄 등을 적용, 입건한 뒤 모델료 갈취 및 불법입국 여부를 집중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무허가 업체가 외국인 모델을 공급받은 과정에서 다른 광고업체와 연계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이들 모델에 대한 폭행 매춘 등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서도 중점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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