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과학퍼즐 / 얼음의 비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과학퍼즐 / 얼음의 비중

입력
2000.10.16 00:00
0 0

컵에 얼음을 띄운 물이 가득 담겨있다. 얼음이 다 녹으면 컵 바깥으로 물이 얼마나 넘칠까?넘치지 않는다. 얼음은 물보다 비중이 작아 물 위로 일부가 떠오른다. 그러나 얼음이 녹은 물의 부피는 녹기 전 얼음이 물에 잠긴 만큼의 부피와 똑같다. 그래서 얼음이 녹아도 컵에서 물의 높이는 변함없다.

^얼음의 비중은 물의 0.917배. 즉 같은 무게의 물과 얼음의 부피를 비교하면 얼음의 부피가 물보다 9%정도 더 크다. 그래서 얼음의 91%가 물 속에 잠기고 나머지 9%가 물 밖에 나와있다.

20세기에 들어 지구 온난화현상이 가속돼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진다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물컵에 떠 있는 얼음이 녹더라도 물의 높이는 안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닷물에 떠있는 빙하는 녹더라도 해수면의 높이를 바꾸지 않는다. 다만 땅 위에 닿아있는 빙산의 얼음이 녹아내리면 해수면은 올라간다.

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높아지면 비중이 감소한다. 그런데 물의 경우에는 섭씨 0도부터 온도가 높아지면 비중이 오히려 증가해 섭씨 4도에서 가장 커지고 온도가 더 올라가면 다시 감소한다.

이는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추운 겨울 호수가 표면부터 어는 이유가 바로 섭씨 4도 때 물의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겨울에 기온이 내려가면 호수의 표면 물부터 온도가 내려가는데 표면 물의 온도가 섭씨 4도가 되면 비중이 가장 커 아래로 가라앉는다. 그래서 호숫물 전체가 4도로 낮아져야 비로소 호수 표면부터 얼기 시작한다. 표면이 언 위에 눈까지 덮이면 그 아래의 호숫물은 열이 뺏기지 않고 섭씨 4도로 유지된다. 물고기들이 추운 겨울에도 살 수 있는 것이 이 덕분이다. 만일 얼음의 비중이 물보다 컸다면 호수 표면의 물이 어는 즉시 가라앉아 곧 호숫물 전체가 꽁꽁 얼어붙을 것이다.

북극과 남극 주위를 넓게 덮고 있는 빙하는 지구에 쪼이는 태양열 중 상당 부분을 반사, 지구 바깥으로 내보낸다. 만일 얼음의 비중이 물보다 커 북극과 남극의 얼음도 모두 바다 속에 있게 된다면 지구는 태양열을 반사하지 못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워졌을 것이다. 만일 그랬에? 더라면 지구의 모습이 지금과 얼마나 다른 모습일지 궁금한 일이다.

차동우(인하대 물리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