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창'과 롯데의 `방패' 대결.14일 오후 2시 마산구장에서 벌어지는 3전2선승제의 2000시즌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삼성의 막강타선을 롯데의 안정된 마운드가 얼마나 막아내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차전을 잡는 팀이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두 팀은 사활을 걸고 있다.
■ 박석진대 가르시아
승패는 내 손안에 있다 롯데는 사이드스로 박석진을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고 삼성은 외국인투수 가르시아를 선발로 내정했다. 박석진은 지난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3,6,7차전에 나와 2승(1패)을 올리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킨 주역이다.
올 정규시즌에서도 삼성을 상대로 2승2세이브를 거뒀는데 방어율이 1.13이다. 97시즌 삼성에서 방출된후 롯데에 둥지를 튼 박석진은 친정팀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좌완 김영수나 주형광, 에이스 손민한이 전격 선발등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객관적인 성적을 놓고 볼 때 박석진만한 확실한 카드는 아니다.
삼성은 시즌내내 확실한 에이스가 없어 고전을 면치못했다. 포스트시즌에 대비, 타자 스미스를 내보내고 영입한 가르시아는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 삼성이 선택의 여지없이 1차전 선발로 Xm 점한 이유다.
147km대의 빠른 직구를 던지면서도 제구력이 좋은 편이다. 올시즌 롯데전에 3번 등판, 승패없이 방어율이 1.69로 팀내에서 가장 뛰어나다. 지난해 멕시칸리그에서 뛰며 소속팀 멕시코시티 레즈를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을 만큼 경험도 풍부하다.
■ 이승엽 vs 마해영
내가 키맨 둘다 팀타선의 핵. 시드니올림픽이후 이승엽은 극심한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12일 한화와의 마지막 경기서 홈런포를 쏘아 코칭스태프에게 안도감을 줬다. 올 시즌 롯데전에서 2할8푼2리에 그쳤지만 홈런을 6개나 쳐냈다.
타점도 팀내 최다인 17개. 마해영은 삼성전에서 3할의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을 5개 뺏어내며 타점을 13개나 올렸다. 삼성전에서만큼은 클러치히터로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 프랑코와 박정태, 임창용과 강상수
변수는 바로 나 이승엽과 마해영은 상대투수들의 집중견제가 예상된다. 때문에 삼성과 롯데의 3번타자로 나설 프랑코와 박정태의 활약이 주목된다. 메이저리그 타격왕출신의 프랑코는 삼성타자들중 롯데에 가장 강하다.
타율이 3할2푼4리이고 타점은 12개. `미스터 자이언츠' 박정태는 남다른 승부근성으로 큰 경기에 빛을 발한다. 삼성전에서 3할5푼에 9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과 마해영이 막히면 이들이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한다.
두 팀의 마무리 임창용(삼성)과 강상수(롯데)는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될 경우 팀의 승리를 막판에 책임져야 한다. 임창용은 예전같지 않고 강상수는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한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운명이 뒤바뀔 전망이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전문가 3인의 예상
■ 하일성 KBS해설위원…롯데가 이길 확률 높아
롯데가 이길 확률이 높다. 마운드의 높이, 타선의 응집력에서 한 수 위인 롯데 쪽에 무게중심이 가 있다. 삼성은 슬럼프를 겪고 있는 선발 김진웅, 마무리 임창용, 중심타자 이승엽이 제 몫을 해줘야 하는데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롯데는 3루 수비를 맡게 될 박현승이 안정된 수비를 펼쳐야 한다. 3차전 승부보다 1차전을 먼저 따낸 쪽이 2연승으로 끝낼 가능성이 높다.
■ 허구연 MBC해설위원…투수력 안정 롯데 우세
롯데가 우세하다. 단기전의 특성상 투수력이 안정된 팀이 이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는 기론 손민한 김영수 주형광 등 선발요원에서 일단 삼성보다 우위에 있다.
삼성은 가르시아 김진웅 김상진이 1,2,3차전을 책임질 것으로 보이지만 롯데선발진에 비해 무게가 다소 떨어진다. 박석진 김영수 주형광 등 좌완투수를 중간계투요원으로 활용할 경우 삼성의 좌타라인을 압도할 수 있다.
■ 김소식 SBS해설위원…1차전 승자가 PO진출
1차전을 이기는 팀이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투수력에서, 삼성은 타력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정신력이 중요하다.
어느 팀이 분위기를 다잡는냐에 따라 경기결과가 달라진다고 본다. 삼성이나 롯데 모두 올림픽이 끝난후 제자리를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3전2촛m 승제의 단판승부이니만큼 감독의 역량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많다.
■롯데와 삼성은 영남을 연고로 한 팀이면서도 유난히 라이벌의식이 강하다.
롯데가 2번이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반면 삼성은 1985년 통합우승을 제외하고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하지 못했다.
삼성은 여러 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히 정상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그중 두번은 롯데의 덫에 걸려 좌절됐다. 모두 프로야구사에 남을 만한 명승부를 벌였다는 점도 특이하다.
84년 삼성은 져주기 추태를 연출하며 롯데를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골랐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최동원이 혼자 4승을 올린 롯데에게 덜미를 잡혀 우승의 꿈을 접고 말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는 삼성에게 치욕이었다. 7전4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1패로 앞서나가다가 3승4패로 역전패,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삼성이 롯데의 벽에 막혀 또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의 숙원을 이루지 못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삼성은 롯데에게 3승1패로 뒤지고 있다. 91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1무1패로 이긴 게 유일한 승리다. 또다시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삼성과 롯데가 어떤 승부를 연출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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