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가 급한 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조명록 특사를 맞아 적대관계의 청산에 합의했다. 양측은 또 4자회담 등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보장체제로 바꾸고 전쟁상태를 종식키로 의견을 모았다. 무엇보다 양국은 조 특사방미를 결산하는 공동성명에서 클린턴 미 대통령의 연내 북한방문에 합의했다. 클린턴의 평양방문은 곧 북미관계의 정상화를 의미한다.클린턴 방북을 준비하기 위해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가까운 시일내 평양을 방문한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클린턴 방북 시기는 내달 중순께로 짐작된다. 세상이 변해도 너무 빠르게 변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변화의 기류는 숨이 찰 정도로 가파르다.
결론부터 말해 우리는 북미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환영한다. 양국이 후속조치의 성실한 실천을 통해 상호 뜻한 바를 성취하길 바란다. 남북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한반도의 화해기류가 태평양을 건너 북미관계에 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다. 지구촌에 마지막 남은 냉전구조가 해체되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게 된 것은 만시지탄이다.
우선 양측은 미사일문제와 핵투명성, 그리고 테러지원국 해제 등에 관해 사실상 견해차를 일소한듯 하다. 북한이 군사적 맹종주의를 포기하는 대신 미국으로 부터 ‘안전’을 보장받고 경제적 지원을 약속받았다고 보면 틀림없을 듯 싶다. 기회있을때 마다 북미간 고위급 직접대화를 권유한 정부의 이니셔티브가 주효했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가 북미 공동성명 직후 김대중대통령 이름의 지지성명을 낸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 부터다. 북미합의가 지켜지도록 외교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다음달 대선을 치루게 된다. 외교적 사안만큼은 정권의 향방과 무관한 나라가 미국이라고 해도 보수성향의 공화당 정권이 들어서면 북미관계에 다소간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우도 없지 않다. 북한이 조명록을 보내대미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한반도 문제 의 이니셔티브를 놓지않기 위해 우리 외교력이 더욱 정교해 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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