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1시간, 대전에서도 1시간 남짓. 2003년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불과 30분 거리'신도시 후보지로 지목되고 있는 천안ㆍ아산지역 주민들은 “이곳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준비된 신도시”라고 입을 모은다. 이 일대는 대부분 논ㆍ밭과 야산이다. 그런데 왜 준비된 신도시일까? 고속철도 때문이다. 서울을 출발하는 고속철도의 첫 기착지가 바로 이곳이다.
한복판에 고속철도 역사 우뚝
경부고속도로 천안톨게이트에서 나와 국도 21호선을 따라 아산시 쪽으로 15분 정도 달리면 논과 산을 가로 지르는 고속철도 건설현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논 한 가운데에는 천안역(가칭) 역사 건설도 한창이다. 신도시 후보지 1순위로 꼽히는 천안시 불당ㆍ백석동과 아산시 배방ㆍ탕정ㆍ음봉면이 고속철도 역사를 감싸안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로는 안중톨게이트에서 나와 아산만방조제를 거쳐 평택에서 내려오는 국도 39호선을 이용하면 이곳에 이른다. 차량으로는 이곳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출퇴근은 쉽지 않다.
그러나 2003년 말 경부고속철도 서울~대전 구간이 개통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또 2004년이면 국철 서울~수원선이 이곳?m 지 연장돼 `준수도권'으로 불릴 날도 멀지 않았다.
저밀도 자족신도시 기대
'면적(886만평)은 분당(598만평)의 1.5배, 인구(17만5,000명)는 분당(39만명)의 절반 이하인 저밀도 자족 전원도시' 충남도와 국토연구원이 이미 수립해 놓은 이 지역 개발복안이다. 정부가 이번에 추진하는 천안ㆍ아산 신도시의 밑그림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삼성이 확보하고 있는 62만평의 테크노컴플렉스(항공 전기 전자 등) 부지 등 총 112만평에 달하는 산업용지에 무공해 첨단제조업체를 입주시키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어 자족형 복합도시의 꿈을 키우고 있다. 또 온양온천과 현충사가 불과 10분 거리이고 도고CC, 우정힐스 등 골프장도 30분이면 갈 수 있다. 30분 거리 내에 순천향대, 단국대, 호서대 등 10여개 4년제 및 전문대들이 있어 교육여건도 좋은 편이다.
땅값 꿈틀, IMF이전 수준 육박
이곳은 정부가 이미 1994년 고속철도 역세권과 아산만권의 배후 신도시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곳. 이 때문에 대다수 주민들은 신도시 건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배방면 장재리에서 벼농사를 짓는 안인걸(安寅杰ㆍ41)씨는 “이번에는 될 것으로 믿는다. 기왕 땅을 내놔야 한다면 좋은 값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94년 건설계획 발표 이후 농지는 평당 12만원에서 20만원까지 뛰었고 도로변은 1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으나 착공이 늦어지고 IMF사태까지 겹치면서 다시 종전 수준으로 하락했었다. 그러나 최근 땅값이 또다시 꿈틀대기 시작해 IMF 이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배방면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정태일(鄭泰一ㆍ41)씨는 “하루에 수십통씩 `짭잘한 요지' 정?보를 캐묻는 전화가 쇄도한다”고 전했다.
통합광역시가 뜬다
동일 생활권인 천안ㆍ아산시의 인구는 신도시가 조성되면 90만명에 육박할 전망이어서 통합 광역시의 기대를 갖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천안시 관계자는 “경부고속철도 개통과 주민들의 개발 숙원을 감안할 때 신도시 조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1단계로 천안역사 주변 역세권 개발부터 곧바로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ㆍ아산=이준호기자 junhol@hk.co.kr 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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