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증시의 첨단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가 연일 급락, 지수 3,000선 붕괴마저 우려되고 있다.나스닥 지수는 11일 닷새째 하락기조를 이어가 결국 72.05포인트(2.2%)가 떨어진 3,168.49를 기록, 지난 5월23일의 올해 최저가 수준으로 추락했다.
한 때 5,000포인트를 돌파했던 나스닥 지수의 올해 하락률은 무려 22%로 1974년 35%하락 이후 최악이다.
반도체 공급 과잉 논란으로 시작된 나스닥의 하락세는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충돌로 인한 유가불안과 기업수익 둔화 전망 등 잇단 악재로 투자심리가 얼어 붙으며 끝없이 추락했다.
뉴욕의 프랭클린 자문회사 펀드매니저인 이안 링크는 “지난 3주동안 일어난 일은 너무나 끔찍하다”며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장기침체에 접어든 것이 아닌 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이 같은 투자심리가 시장에 그대로 표출됐다. 오전장 초반 4.2% 폭락했던 나스닥 지수는 오후장 한 때 반도체 등 낙폭이 큰 주식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나고 유가 하락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으로 반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주들의 불투명한 수익전망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의 투매로 결국 2.2%가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인터넷주의 바로미터인 야후가 20.94% 떨어졌고 모토로라와 루슨트 테크놀러지는 각각 18%와 32.37%씩 폭락했다.
첨단기술주의 하락세 지속 여부는 전문가들 간에 의견이 엇갈린다. 비관론자들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기업수익도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미 경제전문가들은 3ㆍ4분기의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ㆍ4분기 5.6%보다 낮은 3.1%로 예상했다.
반면 일부 분석가들은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보합세로 마감한 것을 들며, 지금이 낙폭이 큰 첨단기술주를 저가 매수할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11일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나스닥 100 선물지수는 반도체업체 AMD의 예상보다 높은 실적 발표로 크게 상승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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