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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Soccer / "축구인이 왜 죄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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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Soccer / "축구인이 왜 죄인인가요?"

입력
2000.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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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조중연 전무는 요즘 죄인이 된 기분이라고 한다. 부친이 지난달 시드니올림픽서 한국축구대표팀이 스페인에 0_3으로 패하는 것을 지켜보고 난 뒤 곧바로 병원에 입원했기때문이다.요즘도 부친을 문병할 때마다 자신 때문에 병이 난 것 같아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것이 조 전무의 고백이다.

허정무 감독은 시드니올림픽이 끝난 뒤 정말 축구계를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모든 비난은 감수할 수 있지만 한 네티즌이 지난해 작고한 부친까지 거론하는 것을 보고 축구를 했다는 사실을 무척 후회했다고 말한다.

전남의 이회택 감독은 최근 1992년 시즌 우승후 명예롭게 후배 허정무 감독에게 포항의 지휘봉을 물려주고 떠났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털어 놓았다.

“90년 월드컵에서 참패한 뒤 주위의 비난여론에 명예롭게 떠나야겠다고 생각했고, 또 다른 이유는 아빠와 함께 지낼 수 없었던 초등학생 아들을 생각해서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혹시 아들이 대표팀 감독이었을 때 아빠가 져야 했던 짐을 나눠지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팀 경기가 열릴때마다 이렇듯 코칭스태프와 가족의 생활은 편치 않다. 아들, 또는 아빠나 남편의 영욕을 함께4? 해야 한다. 그들은 대표팀의 경기를 `심장이 멎는 듯한' 심정으로 지켜본다.

하지만 팬들은 그렇지 않다. 쉽게 흥분하고 비난한다. 대표팀 경기, 특히 월드컵과 올림픽이 끝날 때마다 언제 저렇게 많은 팬들이 축구에 관심을 가졌나 할 정도로 신문사에 항의 전화는 물론, 요즘은 사이버공간마다 비난의 소리가 쏟아진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과연 대표팀에 떳떳하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물론 진짜 열성팬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이지만 축구인들과 그 가족들은 팬들의 애정없는 비난이 야속하다.

한 축구인은 이렇게 항변한다. “전용잔디구장도 없는 현실에서 월드컵과 올림픽본선에 4회 연속 나간 것만도 대단하지 않습니까? 국내 프로경기때 텅 빈 관중석을 보면 우리에게 진짜 축구팬이 있는 것입니까. 축구인은 가족에게도, 팬들에게도 왜 죄인이 되어야 합니까?”

/유승근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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