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사회는 가고 正覺사회가 온다허신행 지음, 범우사 발행
농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허신행 박사가 지식사회는 가고, 정각사회가 온다는 미래에 관한 저서를 내놓았다. 미래를 예견하는 영역은 주로 서구 미래학자들의 전유물 처럼 되어왔던 사실을 감안할 때, 이 책은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산업사회의 퇴조와 함께 지식사회가 오고 있다는 서양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저자는 지식사회는 산업사회와 더불어 상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마치 과거의 수렵사회와 용맹사회, 농경사회와 일손사회가 상생ㆍ상멸했던 것과 같은 원리라는 것이다. 미래 사회는 인터넷의 가상공간으로 설명되는 사이버사회와 함께 상생할 정각사회라고 저자는 예언한다.
그는 지식사회가 무너지고 있는 증거로 학력의 파괴와 대학의 붕괴, 그리고 오늘날의 사회가 지식보다는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 등을 들고 있다. 그는 이러한 창의력과 아이디어는 지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과 무념무상의 깨끗한 마음에서 나오므로 결국 정각사회 즉, 깨달음의 사회만이 미래의 우리사회라고 주장한다.
경험철학과 실용~l? 의에 근거한 서양중심의 `산업-지식사회'와는 달리, `사이버-정각사회'는 불교, 유교, 도교사상에 뿌리를 둔 동양철학의 체계를 갖게 된다고 저자는 예견한다. 그런데 문제는 허허실실(虛虛實實) 비법을 확연히 터득하고 있는 사이버사회는 이미 도래했으나 도인처럼 무심무아(無心無我)의 청정한 마음 위에 세워지는 정각사회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지식인과 학생, 정책 당국자들에게 새 시대를 살아가는 길잡이로서 이 책을 추천한다.
안병만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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