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인권한국인권재단 엮음, 한길사 발행
인권 문제는 로마 제정 때도, 프랑스 대혁명 때도, 한국의 군부독재 때도 존재했다. 특히 우리 현대사에서 인권이란 정치적 폭력과 군사적 억압에서 지켜내야 했던 자유와 권리, 그 자체였다. 개인의 인권이 거대한 권력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된 이상, 사이버 인터넷 사회가 활짝 열린 21세기에도 인권은 여전히 화두가 된다.
책은 지난 해 2월 26일~3월 1일 제주도에서 열렸던 한 학술행사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묶은 것이다. 한국인권재단이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맞아 개최한 행사에서 참가자 36명은 일제 식민지 지배에서 비롯된 한국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세계화 흐름 속에서 고찰하는 종합적이고 깊이 있는 시각을 보여줬다.
한양대 리영희(신문방송학) 명예교수는 일제 식민지 지배기간을 한국의 인권문제가 굴절화한 최초의 시기로 규정한 다음, 해방 이후에도 인권이 보장될 수 없었던 이유로 당시 행해졌던 일제 잔재 청산의 철저하지 않음을 꼽았다. 1961년 국립경찰 최고 간부들의 73%가 일제 하에서 헌병경찰과 밀정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 리 교수가 제시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가톨릭대 이삼성(정치학) 교수와 부산대 김창록(법학) 교수는 국제사회qm 서 정치역학의 변화와 인권의 관계를 다뤘다. 20세기 후반 미국의 패권주의가 단호한 군사개입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끄집어내면서 제3세계의 인권문제를 풀어나간 논리가 돋보인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형제도 폐지문제(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연구센터 장복희 연구원)와, 첨단정보화시대의 인권(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김주환 교수)을 다룬 글도 실렸다.
김관명기자 kimkwm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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