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공식 문서에서 동중국해(東中國海)를 `동해'로 표기, 그 의도가 주목된다. 일단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제법적으로 효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동중국해는 국내외적으로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이름으로, 역사와 관례에 비추어 볼 때 사실적인 가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한국과 `동해 논란'을 벌여온 일본이 동중국해에 대해 굳이 동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 한국의 주장을 희석시킬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일본측 주장대로 라면 동중국해가 동해이고 우리의 동해는 `일본해(日本海)'이다. 한국의 동해를 감안하면 동북아에 인접한 2개의 동해가 존재하는 셈이다.
해양명칭을 관장하는 국제수로기구(IHO)의 간행물은 동중국해를`EAST CHINA SEA(TUNG HAI)'로 기록하고 있다. 동중국해를 주명칭으로, 중국측 주장인 퉁하이(동해)를 부명칭으로 괄호 안에 병기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측 요구를 수용, 두 번째 명칭을 공식적인 해역 이름으로 수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일본 외무성의 야마자키 류이치로(山崎隆一郞) 공보관은 12일자 산케이(産經) 신문과의 회견에서 “2개의 고유명사를 동시에 표기하기 곤란하기 때~ 괄호 안에 있는 동해라는 명칭을 받아들였다”면서 “동해는 `東シナ海'(동지나해)와 더불어 널리 사용돼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중국해를 동해로 부르는 것은 일본의 관례에도 맞지 않다는 게 일반론이다. 일본 국토지리원이나 해상보안청이 작성한 지도는 물론이고 시판중인 지도에는 동중국해를 한결같이 동지나해로 표기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 대한 별칭인 `지나(支那)'는 일본의 대륙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멸시적 뉘앙스가 포함된 것으로 중국은 일본의 이 용어 사용에 반발해왔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