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상 발표 앞두고 민주.청와대 '함구령'노벨 평화상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여권 전체가 극도의 `입조심'을 하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묻어나는 것을 보아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없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면서도 정작 한마디 물어볼라치면 “나는 전혀 모른다”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인 추미애 의원이 11일 청와대 한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수상에 대비, 당에서도 기본적인 자료는 갖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요청성 질문을 했다.
돌아온 대답은 “입도 뻥끗하지 말자는 것이 여기 분위기”라는 것이었다. 함구령이다. 대통령에 관한 일이라면 다소 말이 많아지는 김옥두 총장도 “하늘의 뜻”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청와대쪽의 `모르쇠'는 정도가 더 심하다. 한 고위 관계자는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관심도 없으니 묻지도 말라”며 `3불(不)'을 주문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평화상 수상이 반드시 국정 운영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느냐”고 반문, 일부러 기대감을 털어버리려는 모습까지 보였다.
청와대에서는 그래서 노벨 평화상과 관련된 기본적인 데이터마저 구할 수 없다. “괜한 오해를 살만한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권 전체가 `침묵'에 들어간 것은 일단 수상하지 못했을 경우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의 비판적 시각에 대응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오히려 한나라당에서 수상 가능성을 부풀리면서 여러 뒷말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야당의 `저의'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여권은 `초연히' 국정에 전념하는 모습을 강조한 뒤 수상하더라도 `요란스런' 모습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