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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三色 춘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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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三色 춘향전'

입력
2000.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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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스런 월극이 청춘 남녀의 희롱을, 절도 있는 가부키는 처절한 이별을 그린다. 끝으로 창극이 벅찬 재회의 기쁨을 우리의 흐벅진 볼거리에 실어 보낸다.한ㆍ중ㆍ일 3국의 제일급 전통 연희단이 이번 ASEM을 경축, `춘향전'을 갖고 한 무대에서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 한 텍스트를 갖고 세 나라가 각각의 고유 연희 양식으로 해석, 하나의 완결된 무대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샤오바이후아(小百花) 월극단의 배우 14명은 춘향과 이도령의 이별까지, 일본 쇼치쿠(松竹) 주식회사의 가부키(歌舞伎)단의 배우 8명은 옥중재회 장면까지, 이어 한국 국립창극단은 결말까지 공연, 자연스레 작품을 완결짓는다. 커튼콜 무대도 지지 않는다. 황병기씨의 흥겨운 창작곡을 3국 합주단이 고유 악기로 합주한다.

월극(越劇)이란 경극과 함께 중국의 2대 전통 연극 양식을 이룬다. 여배우만으로 구성, 경극보다 훨씬 부드럽고 섬세하다. 특히 이번 내한 배우들은 전통적으로 미인이 많기로 이름난 항저우 출신으로 짜여져, 관심을 고조시킨다. 그러나 정반대로 가부키는 매우 양식화된 몸짓과 무대로, 모두 남자 배우가 출연한다.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두 무대[]O~? 마무리 지을 우리의 창극 무대는 판소리를 우리의 몸짓에 녹여 무대화한 것이다(연출 손진책, 도창 안숙선).

각국의 전통 악기 고수들이 모여 반주 경합을 벌일 이 무대는 또 3국의 전통 악기의 매력이 생생히 드러날 자리이기도 하다. 중국 악사 12명은 얼후(二胡) 비파 양금 루안(三弦) 등을, 일본 악사 9명은 사미센(三味線) 조루리(淨瑠璃) 우타(隕) 등을 연주한다. 특히 중국팀은 전통 악기외에도 바이올린 첼로 등 양악기도 동원해 합주, 전통 음악 현대화의 성과를 확인케도 한다.

이 합동 무대는 1998년 도쿄서의 제 5회 베세토 연극제에서 한국 대표 김의경씨의 제의로 촉발, 이듬해 구체화한 것이다. 중국측이 우리 제안에 먼저 찬성, 일본측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특히 현재 가부키 최고 기량의 배우와 스탭진이 만든 일본 무대는 수억대의 제작비가 투여됐다고 국립극장측은 전한다. 일본측은 비극성이 최고조로 달하는 옥중 재회 장면을 끝까지 고집했다고 한국측 준비단은 전한다. 한국측은 체제비만 제공한다.

구자흥 한국 베세토위원회 사무총장은 “각국 제일급 극단의 독특한 양식과 최고의 기량이 펼쳐지는 만큼, 동양 연극의 세계적 가치를 똑똑히 확인할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19~2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9ㆍ20일 오후 7시 30분, 21일 오후 3시 7시 30분, 22일 오후 4시. 2274-3057~8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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