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넘어 아시아정상으로.'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3일 아시안컵 B조 예선리그 중국과의 1차전(오후 11시5분)을 시작으로 아시아정벌에 나선다. 시드니올림픽서 역대 가장 좋은 2승을 올리고도 8강진출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 허정무 사단에게 이번 아시안 컵은 명예회복의 기회.
그러나 이번 대회가 2002년 월드컵을 향한 첫 걸음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4강에도 오르지 못할 경우 충격여파는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첫 상대 중국부터 만만치 않다. 한국은 중국과의 국가대표팀간 역대전적서 14승7무로 한번도 패한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경기내용을 볼 때는 완벽하게 이겼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의 전력이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이번 한국전서 `모든 것을 건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
유고출신의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1986년 멕시코, 90년 코스타리카, 94년 미국, 98년 나이지리아 사령탑을 맡아 4개 월드컵서 모두 16강 진출을 일구어낸 명장이지만 7월 한ㆍ중전 홈경기서 0_1로 패한 뒤 공한증(恐韓症)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중국기자들에 따르면 그는 “중국을 사상 처음 월드컵에 진출시키는 것이 목표이며 아시안컵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한국만은 이기고 싶다”며 강한 집념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
또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최근 평가전서 사우디에 0_2로 지고, 요르단과 1_1로 비긴 뒤 중국내에서 일고 있는 비판을 일소시키기 위해 한국전의 각오를 더욱 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정무 감독의 입장 역시 밀루티노비치 감독과 비슷하다. 특히 올림픽 후 공식타이틀이 걸린 첫 경기인만큼 부담이 상당하다.
감독으로서 중국에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허 감독은 “시드니올림픽서 제평가를 받지 못한 만큼 팬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전부터 완승분위기를 이어 나가야 한다”며 굳은 결심을 밝혔다.
어쨌든 중국과의 1차전은 허정무 감독과 밀루티노비치 감독에게 모두 중요한 일전이다. 첫 단추를 잘꿰야 하는 허 감독과 공한증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퇴출위기까지 맞게 될지 모르는 밀루티노비치 감독의 운명적인 승부가 경기 곳곳에 묻어날 것이 분명하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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