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카와 히데키(白川英樹ㆍ64) 쓰쿠바(筑波)대학 명예교수가 10일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가 모두 9명으로 늘었다.그는 1970년대에 폴리아세틸렌의 일종에 전기가 통하는 성질이 있음을 발견하고 그 구조를 해명, 고분자 화합물인 플라스틱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양질의 절연체라는 상식을 깼다. 이어 미국 학자들과의 공동 연구에서 전도성이 뛰어난 고분자 폴리아세틸렌막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일본은 물리학ㆍ화학ㆍ의학상 등 과학분야에서만 벌써 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낳았다. 1994년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의 문학상 수상 당시도 그랬지만 유난히 우리의 부러움을 자극한다. 그러나 시라카와 교수의 업적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일본이 이미 1950년대에 저분자 유기물에 전기를 흘려 보내는 실험에 성공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경제력을 활용, 세계 최고 성능의 방사광 가속기인 `Spring8'(효고현)과 세계 최대의 뉴트리노(중성미자) 검출기 `슈퍼 가미오칸데'(기후현)를 가동하고 있어 앞으로도 노벨상 수상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경제력 격차로 보아 한국에 당장 이런 과감한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노벨상의 꿈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해외의 첨단연구소에 인재를 내보내 공동 수상을 노리는 것이 보다 확실한 대안일 수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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