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사회복지시설인 충북 음성 꽃동네 애덕의 집. 50대 부부가 이곳에 수용돼있는 할머니 20여명에게 생일상을 차려주고 오르간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잔치의 흥을 돋우고 있었다.김형주(金亨柱52서울 보광운수 관리부장경기 광명시 철산2동) , 정진숙(鄭鎭淑50)씨 부부. 김씨 부부는 이렇게 매달 2차례 꽃동네를 찾아 그 달에 생일이 있는 노인, 정신질환자, 부랑자, 알코올중독자 등 수용자들에게 생일 잔치를 해준다.
김씨 부부가 꽃동네와 인연을 맺은 것은 17년전. 당시 택시 운전을 하던 김씨는 친구 누나가 양품점을 정리하면서 남은 옷을 전해주기 위해 꽃동네를 찾았다가 외롭게 지내는 수용자들을 위해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부대에서 16mm 영사기를 빌려 영화를 보여주던 김씨는 이들이 가족들에게서까지 버림받아 생일도 제대로 찾아먹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생일잔치상을 차려주기 시작했다. 상에 올리는 떡과 음식 장만은 부인 정씨 몫.
남편을 따라나섰던 정씨는 2년간 독학으로 전자오르간 배워 잔칫날이면 노래 반주는 물론 흥겨운 음악까지 선사하고 있다.
이들 부부가 끌고 다니는 스타렉스 중고승합차는 항상 꽃동네 수용자들에게 줄 선물로 가득차있다. 선물은 생일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에게 나눠준다.
한 번 방문하는데 눈깔사탕 4,000개, 양말 100여 켤레, 담배 350갑, 뻥튀기 등을 준비하는데, 비용은 한달에 50~60만원이 든다.
19평짜리 전세를 사는 김씨 부부에게는 큰 부담이지만 남을 돕는다는 생각에 힘든줄을 모른단다.
두 딸에게 항상 `주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가르쳐왔다는 김씨는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는 작은 성의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웃었다.
(청주=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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