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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은행 '비밀계좌찾기'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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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은행 '비밀계좌찾기' 곤혹

입력
2000.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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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은행들이 독재자들이 무너질 때 마다 비밀 계좌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 모부투 세세 세코 전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사니 아바차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 등 독재자들의 은닉재산을 추적해왔던 스위스 은행들이 이제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의 비밀계좌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베오그라드 라디오 방송은 9일 밀로셰비치가 며칠 전 금 1톤을 중국으로 밀반출하려고 시도했으며, 최근 며칠간 해외송금과정에서 수백 만 달러가 빼돌려졌다고 보도했다.

스위스의 한 신문은 첩보소식통을 인용, 밀로셰비치 정권하에서 수년간 120억 달러가 사라졌다고 전했으며 영국의 한 신문은 밀로셰비치의 아들 마르코가 지난 해 여름 200만 달러를 남아공화국으로 이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들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밀로셰비치가 자신의 재산을 해외에 은닉했을 가능성은 높다.

현재 스위스 은행들에는 유고 국영회사와 유력 인사의 명의로 된 100여개의 계좌에 6,000만 달러가 예금돼 있으나 유럽연합(EU)의 대 유고 경제제재조치로 동결된 상태다.

오스마 뷔스 스위스 경제장관은 “이들 계좌 중 밀로셰비치의8? 명의로 된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은행비판기구인 스위스행동금융(AFC)의 게르트루드 옥스너는 “독재자들이 자신의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지 않기 때문에 은닉재산 추적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독재자 아바차와 측근들의 스위스 은행 계좌에 들어 있던 6억 6,000만 달러가 동결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네시아가 수십억 달러의 국고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계좌를 찾아달라고 스위스 정부에 요청했었다.

스위스 은행들의 전통적인 비밀보장 관행은 독재자의 재산은닉과 탈세 문제로 국제사회는 물론 스위스 국내서도 강력한 비난을 받아 왔다. 그러나 스위스은행연합회는 지난 8월 비밀보호법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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