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李씨 자작극" 불구 찜찜한 뒷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李씨 자작극" 불구 찜찜한 뒷끝

입력
2000.10.11 00:00
0 0

검찰수사 전말과 의혹검찰은 10일 “박지원 전 장관의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 흔적은 없었다”고 결론내렸지만 그동안 제기된 몇 가지 의혹에 대해선 여전히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해명을 하지못해 향후 재판이나 국정조사에서 `외압 의혹'을 둘러싼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이 밝힌 사건전말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박 전장관이 2차례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이씨 주장에 대해 “자동전화교환기(ARS)가 설치된 신보 영동지점의 당시 전화체계상 박 전 장관이 구내번호를 모를 경우 여직원을 거쳐야만 통화가 가능한데 여직원은 전화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 박 전 장관이 전화를 걸었다는 지난해 2월8~11일은 아크월드측이 육상조 사업본부장을 통해 이씨에게 추가대출보증을 처음 요구한 2월 23일 이전으로 보증 압력을 행사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씨가 3월12일 300만원이 든 케이크 상자를 받고 3일뒤 2억7,000만원의 상환 조건으로 신용보증서를 발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최수병 당시 이사장이 박주선 법무비서관에게 이씨 문제를 알아본 것은 기관장으로서 통상적 조치였고, 사직동팀 내사도 신보 김모m 장 등의 개인적인 청탁을 사직동팀 이기남 경정이 금품을 받고 이행해 준 것일 뿐이라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검찰 설명대로 이씨가 박 전 장관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아무 관련이 없는 박 전 장관을 왜 사건에 끌고 들어갔는지, 박 전 장관이 이씨측 메신저인 동국대 총동창회 사무총장 지찬경씨를 왜 3차례나 만난 이유가 명쾌하지 않다.

보고체계나 조직규율이 엄한 사직동팀이 사전 상부 지시 없이 이씨를 불법 감금하면서까지 내사했다는 대목도 석연치 않다.

구속된 사직동팀 이기남 경정이 “희생양이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향후 재판에서 새로운 사실을 제기할지 주목된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외압수사' 뒷얘기

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 의혹사건의 중심 인물 이운영씨는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등 특이한 행동을 보였다.

수사 막바지까지 이씨가 외압의 `결정적 증거'를 내놓을 것에 대비,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검찰 수사진은 6일 이씨가 “박지원 전 장관의 외압을 증명할 결정적 단서를 제시하겠다”고 폭탄 선언을 하자 초긴장 상태로 돌입했다.

이씨는 스스로 이날을 구속 17일째라는 의미에서 `D+17'일로 명명했고, 마침 박 전 장관과의 대질까지 예정돼 있던 터였다. 그러나 이씨는 공언만 했을 뿐, 아무런 증거물을 내놓지 않아 수사팀이 안도하기도 했다.

이씨는 수사 도중 만만치 않은 입담으로 자신을 방어했지만, 대부분 궤변(詭辯) 수준이었다는게 수사 검사들의 전언이다.

이씨는 검찰 조사 초기 “국제사면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기소를 며칠 앞두고는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에 장애가 되지 않으려면 내가 사면위에 전화를 해야한다”고 횡설수설했다.

이씨는 또 검찰이 도피중 작성한 문건을 제출하라고 하자 “백두대간을 압수수색하기 전에는 절대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 도중 이씨가 갑자기 “경상도 출신 검사로 바꿔달라” 민원을 제기해 수사검사를 교체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입ㆍ대졸 수석을 했다는 이씨가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인 건 분명하지만 피해의식과 자기과시욕도 만만치 않았다”고 전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