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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 신정부구성 박차

입력
2000.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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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4일째인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유고 연방 신임대통령이 정부 조각과 연방의 핵심인 세르비아 공화국의 조기 대선과 총선 실시 등 향후 정치일정을 밝히면서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코슈투니차 대통령은 9일 구 여권세력의 중심인물이었던 모미르 불라토비치 연방 총리와 블라이코 스토일리코비치 세르비아 내무장관이 사임함에 따라 새로운 거국내각 구성을 위한 총리 및 장관 후보 승인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라토비치 전 총리는 밀로셰비치의 최측근으로 그의 사임은 구 여권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청산작업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의 사임직후 10만 명에 이르는 경찰의 총수인 스토일리코비치 전 장관도 세르비아 의회의 조기해산을 발표하면서 퇴진했다. 코슈투니차는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나머지 잔존세력을 거세하기 위해 재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단 유고연방의 최대 주주인 밀란 밀루티노비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세르비아 의회의 지도자들로 하여금 의회를 해산하고 12월 중순 총선을 실시하는 것에 동의를 얻어냈다

조란 진지치 세르비아 민주야당(DOS)총재는 밀루티노비치를 만난 뒤 “세르비아 의회선거가 오는 12월19일 실시된다”면서 이를 위해 조만간 세르비아의 현 내각이 물러나고 각 정파의 대표들이 참여하는 과도정부가 수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비아 대통령이나 의원들의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상황을 고려하면 조기 대선과 총선 실시는 밀로셰비치 잔존세력을 제거하는 완결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코슈투니차는 또 릴로 주카노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과 함께 최고국방위원회를 신설, 그동안 불편한 관계에 있던 몬테네그로를 끌어안으면서 정권교체에 떨떠름한 군수뇌부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복안도 갖고 있다.

하지만 밀로셰비치의 13년 철권통치유산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밀로셰비치의 사회당이 쓰러지지 않았으며 세르비아 정부내의 강경론자들은 정부해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보이스라브 세셀지 세르비아 부총리는 코슈투니차의 집권을 `고속도로 강도'에 비유하면서 완강히 버티고 있다.

전범으로 기소된 드라골주브 오자니치 국방장관도 축출된 지도자를 버리지 말라고 호소하면서 반대세력을 규합하려고 힘쓰고 있으며 비밀경찰총수인 라데 마르코비치도 사임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은 미풍에 그칠 뿐 아무런 세를 얻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의사당을 나서던 세셀지 부총리가 성난 군중들에 둘러싸여 봉변을 당할 뻔했다.

코슈투니차는 9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요한 사실은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이고 이젠 아무도 이를 막을 수 없다”면서 “유고의 발전을 위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함으로써 이젠 무게중심을 내부문제에서 차츰 외교와 경제쪽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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