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가격의 추락 등으로 원가 경쟁력이 취약한 현대전자가 고민에 빠졌다.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4메가D램 1개당 총원가(제조원가+금융비용)는 삼성전자의 경우 3달러 중반인데 비해 현대전자는 5달러 초반에 이른다.
제조원가가 삼성전자보다 높은데다 8조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6달러대를 들락거리고 있는 국제 현물가격이 향후 5달러대까지 떨어질 경우 내년도 현대전자의 수익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와 통신 부문도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들어 TFT-LCD 국제가격이 속락, 현대전자의 TFT-LCD 부문은 적자다.
내년에도 가격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휴대폰 보조금 폐지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통신부문도 사정은 비슷하다.
더 큰 문제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막대한 투자비를 투입, 내년부터 차세대 300㎜ 웨이퍼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이미 차세대 제품인128메가D램(월 3,000만개)을 64메가D램의 3배나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전자 는 신규투자에 필요한 재원 부족으로 연말에 가서도 128메가의 생산량이 64메가의 73%에 그칠 전망이다.
게다가 현대전자는 올 12월에 4,000억원 어치의 회사채가 돌아오고, 내년 2월까지 3개월동안에만 1조원어치를 상환해야 하는 등 자금압박을 겪고 있다.
또 비메모리 분야로 반도체 사업을 펼쳐나가겠다는 현대전자의 전략도 미국 일본 업체들의 기술력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현대전자는 "98년부터 최근까지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며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 등 기업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 경주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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