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이모저모김대중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9일 영수회담은 6차례의 영수회담 중 가장 긴 3시간 동안이나 진행됐다.
두 사람은 현안뿐만 아니라 묵은 감정까지 다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영수회담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솔직한 대화가 오간 흉금을 터놓은 자리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통령은 6일 내일신문과의 창간회견에서 “내가 다시 대선에 나설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총재의 라이벌이 아니다”면서 “오해가 있었다면 이 기회에 얘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속깊은 대화가 예상됐었다.
회담은 주로 이 총재가 질문하고 요구사항을 밝히면 김 대통령이 답변하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담 말미에 김 대통령은 불교의 `인연(因緣)'을 언급하며 덕담을 했다.
김 대통령은 “부처님 말씀에 옷소매를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나나 이 총재가 이렇게 책임을 지고 나라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보통 인연이 아니다”면서 “국민이 편하고 나라가 잘 살게 만드는 것이 우리 일이니 협력하자”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가 무슨 길을 택할 것인가는 뻔하다”면서 “나도 잘 하겠으 m 이 총재도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또 “이제 서로 왕래하고 가족끼리 식사도 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좋은 말이다”면서 “그렇게 하자”고 화답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두 사람은 날씨와, 풍작, 장애자 올림픽 등을 화제로 대화를 나눴다. 김 대통령이 “태풍과 수해에도 농민과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해 풍작을 이뤘다”고 말하자, 이 총재는 “지난번 수해 지역을 다녀왔는데 군의 힘이 큰 것 같더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장애자 올림픽 선수촌에 다녀왔는데 종합 10위를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더라”며 “일반 올림픽과는 달리 장애인 올림픽에 대해 관심이 저조한데 대통령께서 큰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고, 김 대통령은 “나도 관심을 갖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이 적어 안타깝다”며 이 총재의 의견에 동감했다.
이후 두 사람은 보도진과 배석자 없이 단독 회담에 들어갔다.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과 남궁 진(南宮 鎭) 정무수석, 박준영 대변인은 본관 1층에서 주진우(朱鎭旴) 총재비서실장, 권철현(權哲賢) 대변인 등과 별도로 담소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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