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밀로셰비치 "이젠 야당지도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밀로셰비치 "이젠 야당지도자"

입력
2000.10.09 00:00
0 0

민중봉기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연방 대통령이 야당지도자로의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밀로셰비치는 7일 대통령 선거 패배를 인정한 TV연설에서 “당분간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한 뒤 당(세르비아 사회당)이 힘을 되찾아 미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라며 정계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은 이제 매우 강력한 야당으로 변모할 것이며 차기 선거에서는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야당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중국 등의 거부로 해외 망명이 어려운 밀로셰비치로서는 정계 잔류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유일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정계잔류 의지는 물론 연방 의회의 다수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지지세력과 세르비아 경찰 등 곳곳에 심어져 있는 추종세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밀로셰비치는 이 추종세력들 덕분에 아직도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신임 대통령의 개혁 조치를 저지할 수 있는 정도의 힘은 갖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밀로셰비치의 정계 잔류 성공 여부가 그의 궁극적 지지 기반인 세~m¥´비아사회당을 얼마나 결속시킬 수 있는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르비아 사회당은 대선 패배와 민중봉기를 겪으면서 붕괴직전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시위대들이 연방의회 건물을 점령한 지난 5일 이후는 활동이 정지된 상태다.

밀로셰비치는 이같이 무력해진 당을 추스르고 자신의 추종세력을 다시 한번 결집시킴으로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민중봉기의 지도자였던 조란 진지치는 “밀로셰비치가 우리의 등에 칼을 꽂을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경계했다. 코슈투니차 신정부측이 밀로셰비치의 정치적 재기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시사이다.

그러나 밀로셰비치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에는 13년 독재의 나팔수였던 관제언론에 대한 통제력 상실 등으로 세력이 급격히 쇠퇴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정치분석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많은 독재자들이 퇴임 후 정치적 영향력 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한 전례에서 밀로셰비치의 정계 잔류가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남경욱기자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