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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말글살이 방송인이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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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말글살이 방송인이 앞장

입력
2000.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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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맞으며 영국의 공영방송 BBC를 생각한다. 영국인은 BBC방송의 언어를 표준어로 여긴다. BBC에 나오는 탤런트 앵커 아나운서 개그맨 등이 표준어와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기 때문이다.우리 방송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방송이 비속어, 엉터리 외국어, 은어 등을 남발하며 우리 말을 오염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방송에서 우리 말을 지키려는 방송인들도 적지 않다.

방송 언어를 오염시킨다는 비판을 가장 많이 받는 이들이 개그맨이다. 하지만 개그맨이자 프로그램 진행하는 정재환은 바른말 지킴이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전문가들과 '한글문화연대'를 결성해 방송언어 문제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했고 8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으뜸한글 온누리'등 한글 지키기 행사에도 참여했다.

KBS 아나운서 임성민과 가수 배철수 등 20여명의 연예인이 '한글문화연대'에 합류했다.정재환은 지난해 방송에서 잘 못 쓰여지는 우리말을 바로 잡는 '자장면이 맞아요, 잠봉은?'을 출간한데 이어 올해는 우리말의 중요성을 일깨운 '우리 말은 우리의 밥이다'를 펴냈다.

그는 "방송을 하면서 방송언어가 일반인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우러할 정도로 크다는 걸 알았다. 나부터라도 우리말을 곱게, 아름답게 쓰자고 생각한 것이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 계기다"고 말한다.

개그맨 김영철 김대희 이윤석 등도 우리말 순화에 앞장서고 있다.우리말 지키기에 가장 열의를 보이는 이들은 방송사 아나운서 들이다. MBC강재형 아나운서는 93년부터 사내에 '우리말 나들이'소책자를 발행해 바른말 사용 운동을 펼쳐왔다. 이것을 방송 프로그램화 한 5분짜리 방송 '우리말 나들이'(월~금요일 오후 6시25분)를 97년부터 직접 연출,제작,출연을 하면서 바른말 보급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인터넷과 잡지 등을 통해서도 시청자의 표준어에 대한 궁금한 사항에 직접 답을 해주고 있다.KBS 김상준 아나운서실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국어교사 출신답게 'KBS한국어연구회'를 이끌며 방송언어에 대한 연구와 저술활동, 전국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언어순화교육 등 언어교육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KBS임성민,MBC박나림 아나운서도 방송을 통한 바른말 전도사 역할을 하는 아나운서다.진행하는 프로그램이나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에서 바른 언어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가수나 연기자들도 있다.

가수 유열과 탤런트 김자옥은 올해 KBS로부터 '바른 언어상 수상자'로 선정돼 9일 상을 받는다. 유열은 '유열의 음악앨범'등 음악 프로그램을 10여년 진행하면서 정확한 발음, 어느 계층에나 호감을 주는 자연스런 음색과 바른 경어사용 드으로 정평이 나있다.

김자옥은 KBS '좋은 걸 어떻해' 등 드라마에서 단어의 장단음까지 엄격히 지키는 등 바른 우리말을 사용해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강재형 아나운서는 "방송에서 시청률을 의식해 방송인들이 튀려고 잘못된 언어를 구사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이는 용납되서는 안된다. 잘못된 방송언어가 곧바로 시청자들의 언어생활이 되기 때문이다"고 강조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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