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청와대는 8일 “이번 영수회담은 모든 현안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충분히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문 초안을 만들지 않았으며 이를 위한 여야의 사전조율도 없었다.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은 “두 분이 논의하다가 의견 접근을 이루고 이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양측 대변인을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형식이 자유로운 만큼 내용도 틀에 매이지 않도록 한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은 “막연한 합의 보다는 실천력있는 논의에 비중을 두는 실사구시의 회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궁 수석은 “대통령은 이회창 총재의 얘기를 경청할 것이며 수용할 내용은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격의없는 대화로 신뢰를 회복, 정치가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기여할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는 게 청와대의 기대다.
따라서 청와대 정무수석실 등 실무진은 현안들을 정리하고 여야의 입장차이를 분석한 보고서를 대통령에 올렸지만, 부산한 준비를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있다.
대통령이 `준비된 자료' 보다는 `진짜 속얘기'를 충분히 할 것이기 때문에 실무자료는 참고자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이총재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8일 하루 종일 영수회담 준비에 바빴다. 이날 오전 장애인 올림픽 대표단을 격려하고 온 뒤 오후 내내 가회동 자택에 머물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풀어놓을 말 보따리를 정리했다.
특히 이번 영수회담이 의제 설정 없이 프리 토킹(자유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더욱 치밀한 준비가 필요했다.
이 총재는 7일 일부 상임 고문 및 부총재를 비롯, 윤여준(尹汝雋) 의원 유승민(劉承旼) 여의도연구소장 등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남북 문제, 경제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이 총재는 8일에도 당내 여러 인사들과 접촉, 다앙한 의견을 들었다.
이 총재가 고심하고 있는 대목은 의약 분업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생활과 맞닿아 있는 사안이기 때문. 7일 오전 의사협회, 약사협회, 병원협회 대표에게서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고 당내 의약 분업 특위 위원장인 강재섭(姜在涉) 부총재와도 장시간 논의했다.
이 총재는 한때 `6개월 시범 실시 후 보완 시행'이라는 당초 한나라당의 주장을 다시 제안하는 방안도 생각했지만 “시기를 놓쳤다”고 판단한 듯 하다.
권철현(權哲賢) 대변4m 은 이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뒤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지 정부 권위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는 수준의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욱기자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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