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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황제 김제경 '마지막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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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황제 김제경 '마지막 투혼'

입력
2000.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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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황제' 김제경(31.삼성에스원)이 12~18일 부산에서 열리는 제 81회 전국체전을 끝으로 메트를 떠난다. 김제경은 시범종목이던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우승이후 세계태권도 헤비급 패권을 내놓지 않았던 슈퍼스타.태권도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제 27회 시드니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후배들의 양보로 티켓을 따냈던 김제경은 오른쪽 허벅지 근육부상이 재발하자 후배 김경훈(25)에 티켓을 양보하는 명예를 택했다.

그리고 김경훈에 세계 헤비급 강자들의 장단점을 분석해주며 선배의 도리를 다하는 미덕을 보였다. 김경훈은 금메달로 선배에 보답했다.

김제경은 아직 완쾌되지 않은 몸으로 20년 태권도 인생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은퇴경기로 전국체전을 택했다. 김제경은 부상으로 예선서 기권했던 94년 체전을 제외하고는 91년 이후 매년 헤비급 우승을 도맡아온 전국체전 터줏대감. 이번 체전은 9번째 우승도전이다.

김제경은 “우승보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겸손해 했다. 김제경은 고향팀(울산)을 위해 마지막으로 투혼을 불사른뒤 지도자의 길로 나설 계획. 용인대 일반대학원 체육교육 석사과정에 있는 김제경은 논문만 남겨두고 있는데 박사과정을 밟아 대학에서 태권도교육에 힘을 쏟을 생각이다.

울산 병영초등학교 5학년때 태권도를 시작, 고교 3학년때까지 전국대회 우승 한 번 차지하지 못한 무명선수에서 영원한 세계챔프가 되기까지 태권도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고교졸업후 무명의 그를 받아주는 대학이 없어 좌절을 겪었고 신인들이 출전하는 추계종별대회 우승이 발판이 돼 동아대 김우규감독의 추천으로 동아대에 진학후에도 적응을 잘 못해 한때 태권도를 그만 둘 생각까지 했다.

대학 4학년때인 91년 미들급 국가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뒤 한체급 올린 헤비급서 그는 비로소 꽃을 피웠다. 그해 헤비급서 국내 6개 대회를 휩쓰는 괴력을 발휘했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서 금메달을 차지한 그는 국내선수가 유일하게 외국인에게 밀리던 체급인 헤비급서 세계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이후 세계선수권 3연패, 아시안 게임 2연패, 월드컵 우승 등 이른바 태권도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한국 태권도의 슈퍼스타로 군림해왔다.

그는 방콕 아시안게임, 시드니올림픽 세계예선대회 등에서 허벅지부상을 마취제로 이겨내며 우승과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투혼을 발휘, 세계 최강자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김제경은 “20년동안 태권도를 하며 후회없는 인생을 보냈다”며 “시드니 올림픽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후배에 길을 열어 준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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