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달째입니까. 우리 사건도 빨리 처리해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8월22일 시작된 한빛은행 관악지점 불법대출 사건 수사가 장기화하자 민원인들의 불만과 피해가 커지고 있다. 고소·고발 사건 전담인 서울지검 조사부 검사 6명 전원이 이 사건에 매달리게 되면서 각 검사실에 배당된 일반 사건의 처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
4,000여만원의 부당이득금 문제로 건축업자를 고소한 A씨의 경우 통상적인 고소사건 처리기한인 3개월이 지났는데도 사건 종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피고소인도 합의에 응하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는 형편이다.
A씨는 “재산권 행사를 하지못해 가계부도를 맞을 위기에 놓였다”며 “한빛사건은 한빛사건이지만, 나도 살아야 할 것 아니냐”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조사부는 급기야 장기 미제사건을 형사1~7부에 넘겼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있다.
검사들 마음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15일 보강수사에 나선 뒤로 매일 밤을 새다시피하지만 수사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한 점 의혹 없이 수사,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수사팀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검찰 수뇌부도 제동을 걸 수 없는 입장이다.
조사4 m의 한 검사는 “한빛 사건은 한빛 사건대로, 일반 사건은 일반 사건대로 처리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아무래도 민원인들에게 평소만큼 신경쓰지는 못하고 있다”며 “민원인들에게 미주알 고주알 설명할 상황도 아니어서 답답할 따름”이라고 털어놓았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