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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대개혁, 말보다는 실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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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대개혁, 말보다는 실천을

입력
2000.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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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4일 기업·금융·노동·공공 등 4대 부문의 12대 핵심 개혁과제를 내놓았다. ‘제2의 위기’ ‘IMF 3년차 증후군’등 현 경제상황에 대한 비관론이 갈 수록 심화하는 것에 대한 정부의 총력적 대응인 셈이다. 은행 및 제2금융권의 2단계 구조조정 완결, 공적 자금의 투명한 집행, 잠재 부실기업 정리, 기업지배구조 개선, 공기업 민영화 완료, 생산적 노사협력 체제 구축 등 우리 경제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들을 총망라했다.문제는 이같은 과제들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실행하느냐는 것이다. 12대 개혁의 내용은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 지금까지 나온 것들을 다시 한번 정리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2대 개혁과제는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김대중 대통령은 매월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과연 정부 의도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나 하나가 엄청난 작업이고,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아 총론만 요란했을 뿐 각론에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혁을 추진할 때마다 엄청난 저항이 있었고, 그때마다 정부는 상황논리를 앞세워 말 바꾸기를 밥 먹듯 해 원칙조차 지키지 못했다. 그 결과가 현재와 같은 상황이다.

개혁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까지 진행된 개혁에 많은 국민들이 피로를 느끼고 있고,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해 이해를 구하느냐가 먼저 해결돼야 할 관건이다.

현 경제위기에 대해 대통령과 경제관료들이 인식을 같이하고, 강력한 실천의사를 재차 천명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동안 정부는 각종 위기설이 나돌 때마다 이를 잘 극복했다는 점을 내세워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거시경제지표를 맹신, 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시장의 불신만을 증폭시켰고 위기를 초래했다. 효과적 대응 측면에서 볼 때 실기(失機)가 분명한 현시점에서 하루에 몇번씩 대책을 논의한다고 해서 시장이 곧바로 돌아선다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다.

이번에도 또다시 문제점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누누이 강조했듯 이제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꼴이 됐다. 개혁 이외에는 이 난국을 극복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더구나 시간도 없다. 개혁은 말이나 관료들의 책상 위 작업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실천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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