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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선 한국스포츠/ 보는 체육에서 하는 체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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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선 한국스포츠/ 보는 체육에서 하는 체육으로

입력
2000.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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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체육'을 '하는 체육'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새 판을 짜야 할 때가 왔다”고 입을 모은다.과거 군사정권 아래서 국가시책에 의해 과보호와 과투자를 받았던 엘리트스포츠 집중 육성이 되풀이 되서도 안되고 현재처럼 정부의 정책 우선 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려 홀대를 받아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성장에 따라 국민복지 차원의 생활체육진흥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엘리트스포츠와의 균형적인 발전이라는 과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도 없다.

정부조직 내에서 체육의 위치는 1980년대 이전 문교부내에 있던 체육국이 82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체육부로 확대 개편됐다가 체육청소년부(90년) 문화체육부(94년)를 거쳐 98년부터 문화관광부 1개국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체육행정이 엘리트스포츠 육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올해 정부의 체육예산은 약 1,800억원으로 전체 예산 대비 0.19%에 해당한다. 96년 이전까지 0.1%대에 머물다가 갑작스레 증가했는데 2002년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의 경기장 신축 때문에 생긴 일시적 현상이다. 하지만 98년 수준(1,816억원, 0.25%)에도 못 미치며 앞으로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은 97년 중앙정부의 총지출 대비 0.6%가 체육재정인데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5조원에 ~m 하고 노르웨이(1.6%), 호주(1.11%) 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이 예산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경기장 신축(67%)을 비롯해 엘리트스포츠 지원에 대부분 사용될 예정이고 생활체육에는 불과 13%만이 배정돼 여전히 `보는 스포츠' 위주다. 이미 충분한 시설 투자가 이뤄진 선진국의 경우 생활체육이 엘리트스포츠에 비해 많게는6배나 많은 예산을 배정하는 현실과 많은 차이가 난다.

문화관광부 체육 관계자는 “대규모 경기장 건축을 위해 예산을 집중 배정하다 보니 생활체육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면서 “내년에는 예산이 더 깎일 전망이어서 생활체육에 절대 필요한 관련 시설투자에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말했다.

체육단체의 기능과 조직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과 같이 국제대회 참가와 대표선수 선발, 육성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맡기고 생활체육까지 포괄하는 국민체육활동의 본산으로 대한체육회의 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체육운동을 범국민화하여 학교체육 및 생활체육의 진흥을 꾀한다'는 설립목적(정관 제2조)을 수행하지 못해 생활체육을 담당할 새로운 조직이 필요했고 이 때문에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나눠져 인력과 재정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대 안민석 교수는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체육단체가 조직되어서는 안된다”며 “다수의 국민 대중이 참가하는 체육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꾸준한 시설투자와 의식개혁이 병행해야 하는데 정부와 체육단체의 일사불란하고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은 `21세기 체육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첫째, 정부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지원, 지방자치단체는 생활체육의 정책업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할 것.

둘째, 각종 경기단체와 생활체육연합회가 통합해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클럽 중심의 생활체육을 육성하고 여기서 우수한 선수를 대표 선발전에 출전 시키는 시스템 도입.

셋째, 학교 운동부는 점진적으로 폐지하고 학교체육은 교육부로 이관, 운동선수의 양성이 아닌 본연의 체육 교육 목적을 달성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 내에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학교체육회의 운영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풀뿌리 체육을 이대로 방치, 4년 뒤에도 국민들이 올림픽 메달수나 세는 `보는 체육'만 강요하는 시대는 분명 아니다”며 “스포츠가 수요자 중심의 `하는 체육'으로의 전환을 위한 제도개선과 함께 생활체육, 학교체육, 엘리트체육이 밀접한 연계성을 갖고 상호 협조적이며 보완적인 운영을 펴나가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장래준기자

ra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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