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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종단 백두산 평화순례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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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종단 백두산 평화순례 참가

입력
2000.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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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의 숭고함 앞에 종교.이념의 벽은 없었다.백두산 천지 앞에선 종교의 벽도, 분단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종교간 벽을 넘어 어우러진 7대 종단의 청소년들은 천지 앞에서 그저 넋을 잃었다. 숭엄한 광경 앞에서 감격만 고동치고 있었다. 이들의 통일 염원 노래가 천지의 물결을 일렁이게 하자, 천지는 벅찬 감격으로 화답했다.

1일 백두산 천지에 오른 젊은이들은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민족종교 등 7대 종단에서 나온 중고대학생 68명이었다. 온겨레손잡기운동본부가 마련한 `한라에서 백두까지' 평화순례에 참가한 이들은 백두산을 향했고, 같은 시간 26명의 학생들은 한라산에 올라 겨레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했다.

백두산에서 학생들은 통일기원문을 낭독하고, `우리의 소원'을 부르며 통일을 노래했다. 천지의 장엄함에 말을 잇지 못하던 학생들은 감정을 추스리자 각양각색의 느낌을 쏟아냈다. 그들은 천지의 물에서 이산가족 상봉 장면이 떠올랐다고 했고, 또 다른 이는 너와 나를 넘어서는 하나됨의 의미를 되새겼다고 했다. 이미라(서울 연천중 3년)양은 순례의 의미를 단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순례가 어쩌면 내 미래를 바꿀지도 모르겠다.”

감동 한 켠에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우리 땅을 코 앞에 두고 중?국 땅으로 백두산을 올랐다는 사실이다. 학생들은 “다음에는 꼭 우리 땅으로 오르겠다”고 외쳤다.

백두산 평화순례는 지난달 29일 중국을 향해 서울을 출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튿날 옌벤(延邊) 조선족 자치구의 옌지(延吉)을 거쳐 투먼(圖們) 지역의 씨감자 수확 현장을 방문했다. 눈을 들면 두만강 너머 북한이 보이는 이 곳에서 농업발전협의회와 코스포가 생산하는 씨감자 전량이 북한에 지원된다. 올해 600톤이 수확돼 곧 지원될 예정이다. 수확 작업을 거들은 서희(서울 진선여중 2년)양은 “이 씨감자들이 북한으로 넘어가 더 많은 감자 생산의 밑거름이 된다고 하니 가슴이 뭉클하다”며 흐믓해 했다.

백두산으로 가는 도중 룽징(龍井)의 룽징중학교를 들러 재중동포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가졌다. 룽징중학교는 인근 5개 학교가 광복후 하나로 통합되면서 만들어진 옌볜 재중동포의 대표적인 학교다. 만난지 몇 분만에 서로 주소를 나눌만큼 젊은이들은 낯설어 하지 않았다.

종교가 다른 이들이 모인 순례단이었지만 어색함을 벗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 없었다. 차 안에서, 숙소에서 오랜 친구인 양 즐거워했고 그동안 다른 종교에 대해 가졌던 궁금증도 풀었다. 원불교에서 온 김양희(대전 관저고2년)양은 “친구들이 원불교의 일원상이 뭘 뜻하는지 물어 많이 가르쳐줬다”며 서로의 종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이번 순례를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말자는 데 뜻을 모았다. 최영락(루터신학대3년)군은 “홈페이지를 만들어 만남을 지속적으로 가질 예정이다”며 “평화순례단 1기로서 종교간 화해와 겨레 통일 운동에 더욱 적~? 적으로 참가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3일 서울로 돌아온 이들은 한라산 순례팀과 합류해 `백두에서 한라까지'를 외치며 이번 행사를 마감했다. 순례단 단장인 김종수 천주교 주교회의 사무총장은 “각 종단의 청소년들이야말로 미래의 주인공이다”며 “이번 순례가 종교와 분단의 벽을 온 몸으로 허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두산=글ㆍ사진 송용창기자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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