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김응용 감독(60)의 진로가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도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최대의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드림팀사령탑으로 올림픽사상 첫 동메달을 따낸 김응용감독은 귀국하자마자 “후배들을 위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982년말 해태의 지휘봉을 잡은 후 김감독이 용퇴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보도를 전제로 한 말이지만 프로야구 간판격인 김감독이 올시즌 종료후 해태를 떠나겠다는 뜻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한 것은 자못 충격적이다. 일부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진의가 왜곡됐다면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김감독의 속마음이 어디에 가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해에도 김감독은 시즌이 끝난 후 사실상 삼성사령탑에 내정됐다가 지역정서를 앞세운 호남쪽 정치권의 압력(?)과 박건배 구단주의 만류로 이적이 무산됐었다는 말이 나돌았다.
당시에 김감독은 삼성으로부터 20억원 이상을 주겠다는 언질을 받았고 평생 `삼성맨'으로 자리를 보장받았다는 설이 파다했다. 김감독이 함구하는 바람에 이 같은 설이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신빙성이 있었다는 게 그를 잘아는 사람들의 전~m 이다.
이번에 불거진 김감독의 용퇴론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일단 김감독이 구단 고위층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설도 있고 실제로 타구단으로 움직이기 위한 `애드벌룬'성 발언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김응용감독과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인 한 야구관계자는 “이미 해태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분명하다. 김감독의 성격상 무모한 결정을 했을리 만무하다. 특정구단으로부터 감독직을 제의 받았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이희수감독을 경질키로 한 한화쪽이 감독직을 제의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화쪽은 유승안 수석코치쪽으로 마음이 기운 상태에서 이런 얘기가 떠도는 것에 대해 김감독은 상당히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김감독의 여러사정을 고려해볼 때 삼성 또는 LG로부터 제의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LG나 삼성 정도가 아니면 김감독이 해태를 떠나겠다고 말했을리 없다”고 말했다.
김감독은 4일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박건배 해태구단주를 면회했고 5일에는 정기주사장과 독대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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