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다큐멘터리는 지금 고군분투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지금 고군분투중

입력
2000.10.04 00:00
0 0

잘 만든 다큐멘터리 한 편은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사실성을 바탕으로 한 다큐는 시청자들에게 막대한 영향력과 드라마보다 더 진한 감동을 준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의 범람 속에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다큐는 안방에서 외면을 받으며 존폐위기에 놓여 있다.

방송사는 현재 다큐를 고정 편성하거나 부정기적으로 방송한다. KBS는 '역사 스페셜', '환경 스페셜','일요 스페셜' 등 3대 스페셜 외에 '영상기록 병원 24시', '현장르포 제3지대' 등 가장 많은 다큐를 고정 편성하고 있다.

MBC역시 '금요 스페셜' 을 통해 자연·휴먼 다큐를 방송하고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에선 근현대사의 역사·사건 다큐를 내보낸다. SBS와 EBS는 부정기적으로 다큐를 내 보낸다.

대부분의 다큐는 10% 미만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많은 시청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올들어20% 이상의 시청률을 보인 작품은 10여편에 불과하다.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킨 다큐는 잘못된 출산문화에 경종을 울려 방송대상을 수상한 SBS '생명의 기적' , 미숙아 문제를 다룬 MBC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아기', 경남 산천지역을 중심으로 서식하는 수리 부엉이의 생태를 담은 EBS '수리 부엉이의 세계' 등 손으로 꼽을 정도다.

다큐의 장르적 의미가 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데는 원인이 있다.

우선 방송사의 열악한 조건과 환경이다. 영국BBC와 일본NHK등에서 한편의 다큐를 제작하기위해서 보통 1년이상의 제작기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

하지만 우리는 시사·휴먼 다큐 제작의 경우 2,000만~4,000만원의 제작비로 길게는 2개월안에 한편을 제작해야한다. 이것이 곧바로 완성도 낮은 다큐로 이어지고 있다.

박정훈PD는 "시장의 논리가 철저히 적용되는 방송에서 시청률이 낮은 다큐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와 인원을 투입한다. 그래서 갈수록 다큐의 질이 저하되고 이것이 시청률 추락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거듭한다" 고 설명한다.

방송사 제작자의 안이한 제작관행과 전문 다큐제작 인력의 부족도 문제다. 방송환경과 시청 패턴은 급속히 변하는데 다큐의 내용과 형식은 10년전이나 거의 변함이 없다.

우리의 다큐는 철저히 현실적인 문제에 천착해 만드는 미국 '60 minutes' , 고도의 첨단장비를 동원해 제작한 영국의 '인체의 신비'가 새로운 다큐의 장을 연 것과 사뭇 다르다.

시청자의 이중적 심리도 다큐의 사양화를 초래하고 있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요구를 하면서도 막상 작품성있는 다큐를 방송하면 보지 않는다. 재미만을 생각해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YMCA 안수경간사는 "좋은 프로그램은 시청자가 지켜야한다. 미디어 교육등을 통해서 사람들의 시청패턴을 개선해야 한다" 고 주장한다.

각 방송사는 최근 다큐의 활로를 찾기위해 새로운 모색을 하고 있다. 시청자의 호흡이 짧아지는 점을 고려해 10분정도의 미니 형식을 이용한 SBS '휴먼TV, 아름다운 세상', 현장성과 사실성을 극대화한 KBS 'VJ특공대' , MBC '성공시대'등이 변화를 모색하는 다큐들이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