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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태니커 판소리전집 CD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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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태니커 판소리전집 CD로 나온다

입력
2000.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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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다섯 바탕과 단가, 최고 명창의 전성기 소리로 담아판소리를 좋아하는 귀명창들이 눈이 빠지게 기다려온 브리태니커 판소리 전집이 드디어 나왔다. 한국브리태니커회사가 판소리 다섯 바탕과 단가를 1982년 26장의 LP에 담아 내놨던 것을 CD(23장)로 복각한 것이다.

당시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판소리 전집으로 선보인 이 음반은 애호가들이 애지중지하는 보물이 되었지만, LP시대가 끝남에 따라 시장에서 모습을 감춰 구할 수 없었다. 18년 만에 CD로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가움에 만세를 부를 일이다.

브리태니커 판소리 전집은 1978년 100회로 막을 내린 브리태니커 판소리 감상회의 결과를 담은 것이다. 97년 타계한 월간지 '뿌리깊은 나무' 한창기 대표가 판소리학회와 공동으로 1973년에 시작한 이 감상회는 진짜배기 명창들이 올바른 소리로, 그것도 대부분 완창으로 판을 벌였던 당대 최고의 소리판이었다.

명창 21명과 고수 5명이 이 무대에 섰고, 거기 모인 청중이 줄잡아 7,000명이 넘었다. 박봉술 한애순 강도근 정권진 등 시골에 묻혀있던 숨은 명창들을 세상에 알린 것도 그 자리였다.

감상회는 귀명창들의 열띤 호응 속에 5년간 이어지면서 판소리 부흥에 불을 지폈으며 지금도 많은 사람이 그리워하는 것으로 남아있다.

이 전집은 판소리 5바탕으로 조상현의 춘향가(CD 6장), 한애순의 '심청가'(CD 5장), 박봉술의 흥보가(CD 4장)와 수궁가(CD 3장), 정권진의 적벽가(CD 4장) 외에 판소리를 하기에 앞서 목을 풀려고 부르는 짧고 쉬운 노래인 단가(CD 1장. 소리 박봉술 정권진 한애순 조상현)를 담고 있다.

대명창들의 전성기 소리가 명고수 김명환의 북 장단을 타고 오롯이 살아있다. 김명환의 북은 엄정하기로 유명하다.

북 가락을 함부로 쓰지 않고 품위 있게 가려 썼기 때문에 아름다움과 구성진 멋이 은근히 배어있다고들 한다. 당시 감상회 청중에 귀명창이 수두룩했던 까닭으로 명창의 소리 못잖게 청중의 추임새 또한 일품이다.

이 전집에는 단어 하나 빠뜨리지 않고 낱낱이 채록한 6권의 사설집이 같이 들어있어 감상에 큰 도움이 된다. 한국브리태니커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www.britanica.co.kr)나 www.pansori5.co.kr에서도 자세한 주석을 볼 수 있다.

한국브리태니커회사는 이번 전집 출판을 계기로 판소리 감상회를 되살릴 계획이다. 그러나20여년 전 그 자리에서 북을 쳤던 김명환이나 소리를 했던 박봉술 정권진 등은 이미 저승 사람이 됐다. 사람은 가고 소리만 남았다.

문의 (080)2000-90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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