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에서 통보한 생사확인 의뢰자 명단을 통해 가족과 친지의 생존소식을 접한 이산가족들은 “하루빨리 만나고 싶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반면, 이번에도 소식을 듣지 못한 이산가족들은 또 다시 눈물을 삼키며 내일을 기약했다.
○…”올초 인터넷 북한 인명검색 사이트에서 형님이름을 검색하니 김책공대 강좌장으로 있어 혹시나 했는데 그분이 정말 우리 형님이라니. 감개무량할 뿐입니다.
”북측에서 생사확인을 요청한 백영철(77)씨의 동생 영방(65?변리사?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씨는 “부모님은 생전에 형님을 그리워하다 모두 세상을 떠났다”면서 “큰 누님마저 청력이 나빠 형님의 생존사실을 아직 전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섬유고분자학과 출신으로 형과 대학동문인 영방씨는 “형님은 존경스러울 정도로 공부를 잘했다”고 형에 대한 기억을 되살렸다.
○…형 조돈구(69)씨가 가족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은 동생 혁구(60ㆍ인천 남동구 구월동)씨는 “어머니도 형님이 살아계시다는 것을 아시면 무척 기뻐하실 것”이라며 기쁨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돈구씨가 생사확인을 신청한 가족은 형제자매 5명과 아내 등. 그러나 어머니 이인희(93)씨는 이미 세상을 뜬 것으로 생각한 듯 신청대상에서 제외했다.
○…아들 김부휘(71)씨가 가족을 찾는다는 소식을 접한 어머니 이쌍열(89?전남 진도군 지산면)씨는 “50년간 꿈에 그리던 아들의 생존소식을 알았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부휘씨의 동생 부원(68)씨는”어머님의 50년 한을 이제야 풀어드릴 수 있게 돼 한없이 기쁘다”면서 “어머님 연세가 더 들기 전에 하루속히 형님과 상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게 꿈입니까, 생시입니까.”이애리숙(69?여?부산 해운대구 중동)씨는 625때 죽은 줄 알고 사망신고까지 했던 언니 정숙(71)씨의 생존소식을 듣고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했다.
이씨는 “다른 형제없이 언니와 단둘이었기 때문에 자매간의 정이 각별했다”면서 “전쟁후 소식이 없어 사망신고를 했고, 지금까지 언니가 북녘 어디에 살아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빛바랜 언니의 사진을 꺼내 든 채 “돌아가신 부모님들이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하는게 한스럽다”며 오열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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