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벤처맨'을 잡아라."코스닥 폭락과 꺼지지 않는 '벤처대란설' 등으로 벤처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사원들의 꺾여진 기를 살리기 위해 보약을 지어주고 공짜영화에 무료 헬스이용권 등을 제공하는 등 업체들의 정성이 보통이 아니다.
특히 하반기 대기업 공채시즌과 맞물려 가뜩이나 구인난에 시달리는 벤처기업들이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벤처직원들에게 가장 큰 '당근'이었던 스톡옵션이 주가폭락으로 매력을 상실하자 업체측이 방향을 틀어 '인간미'에 호소하고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밸리에 위치한 메일 메시징 솔루션업체 3R소프트사는 이달부터 전 사원을 대상으로 헬스·에어로빅 무료교육을 시킨다.
또 지난 7월부터 무료 영어회화 교육에 공짜 영화관람권까지 제공하고 있으며 사원들에게 도서구입비까지 대준다.
최준혁(崔埈革·30)팀장는 "사원들을 위하는 회사의 마음 씀씀이가 각별하게 느껴진다"며 "동료들과 영화 한편 보고 가볍게 한잔하면 격무로 인한 피로감과 불안감이 싹 가신다"며 기뻐했다.
M산업은 얼마전 직원들에게 50만원 상당의 보약교환권을 돌렸다. 하루 세끼 식사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이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라는 차원에서 이같은 복지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논현동의 인터코즘바이오텍도 지난 여름 보약을 돌린 데 이어 내년부터는 제휴업체가 있는 모나코로 전 사원을 휴가보낼 계획이다.
김현준(金賢埈·32)대표는 "벤처업체는 직원 사기가 생명이라며 다양한 복지책으로 직원들을 격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리눅스업체 R사는 건물 지하에 헬스장을 차려놓았는가 하면, 오전9시까지 출근하는 직원들에게는 식사를 제공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인터넷교육은 매일 오후 4시가 되면 사장님이 직접 떡복이 등 간식을 사다 나른다.
사원들에게 이미 주식을 나눠줬지만 '약발'이 다한 것. 류동성(柳東盛·40)사장은 "고액연봉이나 스톡옵션으로는 사원들의 위기의식을 해소시키지 못한다"면서 "돈으로 변질된 벤처문화를 정으로 극복할 예정"이라고 뜻을 밝혔다.
이밖에도 네티앙이 야근자들을 위해 무료 콜택시를 불러주고, 주부닷컴이 미용권과 문화상품권을 주는 등 벤처맨을 사로잡기 위한 각 기업들의 노력이 다양해지고 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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