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분위기를 아는 교사들이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 “교사들이 출제하면 객관성 논란이 빚어질 게 분명하다.”2001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출제·관리를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고민에 빠졌다. 평가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고교 교사 2명을 수능 사회탐구영역 출제위원으로 참가시킨 데 이어 올해에는 전 영역에 걸쳐 교사 출제위원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평가원 자문위원단이 최근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반대의 표면적 이유는 “대학에 들어가는 인재를 뽑는 시험이므로 대학교수가 출제해야 마땅하다”는 것. 또 교사들이 문제를 낼 경우 객관성을 의심받거나 출제위원 간판을 이용하려는 입시기관 등의 유혹을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편다.
교사들이 교수들에 비해 창의력있는 문제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자문위원단의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이에 대해 교사들은 “고교 교육과정과 평가대상을 가장 잘 아는 교사들의 현장감각이 수능 출제에 더해져야 난이도나 변별력 논란이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교사들은 “교수는 출판사나 입시기관의 유혹을 이겨내고 교사는 위험하다는 발상은 이해할 수 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
지난해 출제위원이었던 서울 S고 K교사는 “이론과 현장이 결합된 문제가 나오려면 교사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K고 김모 교사는 “교수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평가원은 이달초 출제위원을 확정, 17일부터 출제작업을 시작한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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