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성지주권을 둘러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이 30일 유혈충돌로 비화하면서 팔레스타인인 16명이 숨지고 5백20여명이 부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팔레스타인 무장군인과 주민 수천명은 이날 가자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 네트자림 마을과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나블루스 마을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이스라엘군과 유혈충돌했다. 팔레스타인측은 이날 팔레스타인인 16명이 사망하고 523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유혈충돌 사태와 관련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팔레스타인 영토 내의 질서회복을 촉구했다.
바라크 총리는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은 폭력을 협상수단으로 이용하는 사태를막고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폭력사태를 종식하기 위한(아라파트 수반의) 개인적 개입을 요구했다"고 데이비드 베이커 총리실 대변인이 전했다. 베이커 대변인은 또 "두 정상이 분쟁지역의 질서를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접촉한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은 이날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비난전을 전개했다. 슐로모 벤 아미 이스라엘 외무장관 서리는 이번 사태가 팔레스타인 당국자들에 의해 조종됐다고 주장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에 대해 이스라엘측이 팔레스타인 시민과 참배객들의 머리를 향해 총을 쏘도록 군에 지시했다고 비난했다.
에스마트 압델 메구이드 아랍연맹(AL) 사무총장은 아라파트 수반이 조준경을 장착한 총으로 팔레스타인을 겨냥하고 있는 이스라엘군 사진을 자신과 미겔 모라티노스 유럽연합(EU) 대사에게 보여줬다면서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인들이 치명적 상처를입었다고 밝혔다. AL은 이에 따라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 정상회담을 소집할 계획이라고 메구이드 사무총장은 말했다.
중동지역 이슬람 단체들도 이날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시위대 살해에 대한격분을 표시한 뒤 이슬람권의 대(對) 이스라엘 성전(聖戰)을 촉구했다.
그러나 바라크 총리는 이날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이스라엘군이 공공질서를 유지하고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의 인내심"을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이날 "매우 민감한 사안인 동예루살렘 장래 문제는 길거리가 아닌 협상 테이블에서 해결돼야 한다"며 동예루살렘 지역의 질서 회복을 촉구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은 이날 유혈사태 직후 휴전에 합의했다는 종전 주장을 번복하고 어떤 휴전합의도 없었다며 "매우 강력한" 충돌이 곧 재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루살렘.도하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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