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로버트 코르제니오프스키(32)가 올림픽 경보 역사를 다시 썼다. 그의 설명대로 배번 2711번을 달고 나와 27회 올림픽서 1등을 두번이나 차지한 것이다.코르제니오프스키는 29일 남자 50km에서 3시간42분22초로 1위로 골인, 일주일전 경보 20km 석권에 이어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경보 두 종목을 동시에 석권한 선수가 됐다. 애틀랜타50km 금메달에 이은 세부종목 2연패도 경보에서는 처음 있는 대기록.
코르제니오프스키의 2관왕에는 행운이 단단히 한몫을 했다. 그는 20Km서 베르나르도 세구라(멕시코)에 이어 2위로 골인했으나, 경기가 끝난지 11분 뒤 세구라가 3번의 파울로 실격처리되면서 행운의 금메달을 차지한 것. 당연히 멕시코 선수단은 거세게 항의했고 코르제니오프스키는 마음 한구석이 개운치 못했다.
그간의 논란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려는 듯 이날 코르제니오프스키는 완벽하게 1위로 골인했다. 결승선 10km를 남기고 평지에 접어들 무렵 그는 내내 함께 달리던 조엘 산체스(멕시코)를 따돌렸다. 심판에게 파울 사인을 받아 산체스가 주춤하는 순간이었다.
산체스는 뒤이어 아그라스 파데제브스(라트비아)에게까지 추월당했다. 그러나 파데제브스도 컨디션 조절을 위해 상의 아래 심장박동계까지 찬 코르제니오프스키를 앞지를 수는 없었다. 코르제니오프스키는 파데제브스보다 2분14초 먼저 골인했다.
99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3개의 파울로 실격처리됐던 그가 이번에는 단 한 개의 파울만 범했다. 섭씨 30도의 한낮 더위에 흘러내리는 땀을 주체할 수 없어 선글라스까지 벗어 던지고 펼친 한판 역주였다.
코르제니오프스키는 경기후 자신의 등번호 2711을 가리키며 "27회 올림픽에서 두번의 1위를 한다는 암시가 아니었겠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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