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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융합병, 런던과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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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융합병, 런던과 서울

입력
2000.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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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씨티가(City of London, 뉴욕 월가에 비견되는 런던의 금융가)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런던증권거래소(LSE)의 합병이다.과연 스웨덴 CM그룹의 인수제안을 수용해야 하나, 아니면 파리-브뤼셀-암스테르담 통합증권거래소(유로넥스트)와 합병을 해야하나. 혹시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와 합병결렬이 두고두고 후회할 결정이 되는 것은 아닐까…

최종 결론은 두고봐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혼자로는 살 수 없다'는 인식이다. 전세계 외환거래의 32%, 채권유통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런던이지만, 대형화와 효율화를 향한 큰 흐름을 외면한다면 결국 뉴욕, 도쿄, 프랑크푸르트에 국제금융센터의 권죄를 내줄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오죽하면 사장자리와 전산매매시스템을 양보하는 '굴욕'을 감수하면서까지 푸랑크푸르트 거래소와 짝짓기를 시도했을까.

런던의 한 금융인은 "영국금융기관이 합병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굴지의 베어링스 금융그룹이 단돈 1달러에 팔렸어도 수치로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오히려 인수합병(M&A)으로 규모가 커지고, 세계적 금융기관들이 런던에 진출한다면 영국 금융의 위상은 높아지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M&A 물결을 역류하여 살아남을 방법은 없다.

금융의 첨단을 달리는 런던이 이럴진대, 금융 후진국인 한국은 두말할 것도 없다. 고만고만한 은행끼리, 작은 국내 시장을 놓고 아옹당옹하는 현 상태론 공멸뿐이다. 한국은 그야말로 도토리키재기다.

은행장이면 금융인으로서 이룰 것은 다 이뤘고 더 이상 올라갈 곳도 없는 자리. 2단계 금융구조조정이 시작될 10월 ,은행장들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해 본다.

문제는 인원감축일 것이다. 격렬한 노사분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것 또한 최고경영자인 은행장의 수완에 달려 있다. 구더기가 무섭다고 장담그기를 포 기해서는 안된다.

이성철 경제부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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