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수임비리 감시 구멍 '숭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수임비리 감시 구멍 '숭숭'

입력
2000.09.30 00:00
0 0

변호사의 사건 수임비리를 근절하고 과세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7월29일부터 시행된 개정 변호사법의 '변호사의 수임장부 작성,보관'조항이 입법미비와 변호사들의 무관심으로 시행 두달이 되도록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특히 이 조항은 지난 2월 가격담합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수임료 상한액을 정한 '변호사 보수기준에 관한 규칙'이 페지된 뒤 수임비리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조하이라는 점에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개정 변호사법 28조는 변호사가 수임에 관한 장부를 작성,보관하고 이를 어길 경우 1,000만원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대한변협은 법시행을 앞두고 변호사들이 사건수임후 1개월 이내에 수임일, 위임일, 사건내용, 처리결과를 장부에 기재하고 이 장부를 3년간 보관토록 한 '변호사 수임장부에 관한 규정'을 제정, 각 지방변호사회에 통보했다.

그러나 이 법조항과 변협 규정에는 변호사들에게 장부작성을 강제 할 수 있는 장부 검사 방법이 빠져있다.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장부를 검사하고 변호사들의 위법사실을 가려낼지가 불분명할 뿐더러 법개정 목적의 핵심이라할 수임료 항목 및 장부 허위기재에 대한 제재조항도 없어 개정 변호사법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변호사법상 변호사 감독권이 있는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4,000여명이 넘는 변호사들을 일일이 감독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임장부에 관한 한 대한변협에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변협 관계자는 "과연 변협이 변호사들의 장부를 검사할 권한이 있는지 연구중"이라며 "당장은 개별 변호사들의 양식에 맡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일선 변호사들의 반응도 냉소적이다. 모 법무법인 소속 L변호사는 "수임장부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수임료 항목이 없어 형식ㅈ거인 제도나 마찬가지"라며 "사무실 직원에게 일단 작성해두란 말을 하긴 했지만 어떻게 작성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법안을 심의했던 국회법사위 소속 민주당 조순형의원은 "율사(律士)출신 의원들의 반발이 워낙 심해 몇차례 법안 수정이 있었다"며 "국정감사에서 수임장부 작성과 감독여부를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김영화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