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민주야당(DOS)의 대통령후보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56)는 과연 집권할 수 있을 것인가. 24일 선거 이후 점차 높아가는 국내외의 지지를 받고 있는 코슈투니차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에 비해 우세한 위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다.DOS는 24일 선거 이후 계속 군중수를 늘려가고 있는 야당 지지 시위에 힘입어 28일 밀로셰비치가 10월 8일 결선투표를 강행하고 퇴진하지 않을 경우 전 국민이 참여하는 불복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차례 결선투표 실행 의지를 보인 밀로셰비치 대통령에 맞서 코슈투니차가 한치의 물러섬 없이 맞대결을 강행하는 것은 국내외에서 그에 대한 지지가 이미 확고해져 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코슈투니차는 28일 유고 국민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세르비아 정교 교회에서 승리를 인정받은데 이어 세르비아공화국과 함께 유고 연방을 구성하고 있는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등에서도 지지의사를 얻었다. 한편 29일부터 전국에서 수천명의 고교생들이 밀로셰비치에 대한 항의표시로 수업을 거부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 및 유고의 전통적 우방 러시아 마저 그의 승리를 인정하고 있는 현 추세에서 코슈투니차의 집권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은 역시 밀로셰비치가 무리수를 강행할 경우다.
전문가들은 현재 밀로셰비치가 현재 확산돼 가는 시위대에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유고는 다시 내전의 혼란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코슈투니차 후보는 결선 투표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결선투표가 실제 상황이 될 경우 밀로셰비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코슈투니차를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가 서방세계의 지원사격을 받는다는 점을 역공, 민족주의자로 알려진 그를 서방의 꼭둑각시로 몰아세울 수도 있다.
코슈투니차는 평소 코소보 사태때 유고를 공격한 나토에 강력히 반대해 왔으며 이후 서방의 대 세르비아 고립정책을 비난해 왔다.
몬테네그로 공화국이 그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 세르비아인들의 민족적인 경계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도 밀로셰비치의 공격 작전의 하나로 예상이 가능하다.
조용하고 소박한 성품의 법학교수 출신의 코슈투니차가 이 같은 밀로셰비치의 저항을 뚫고 그의 말대로 "세르비아의 새벽"을 오게 할 것인지에 대해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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