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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모리망언 단호한 대응을

입력
2000.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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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리 요시로 총리가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을 초청해 놓고 그를 맞기 위한 KBS와의 회견에서 독도가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주장한 것은 가증스런 망언일 뿐 아니라 한국민족과 한국정부를 깔보고 모독한 심각한 도발이다. 손님을 초청해 놓고 무례하게 뺨을 때린 격이다. 외교부가 얼마나 저자세 굴욕외교를 했으면 이런 대접을 받는가.KBS가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지 않고 이를 삭제해 보도한 것은 국민을 속인 왜곡보도의 범주에 드는 것이다. 한국 국민에게 일본 총리의 침략정책과 의도를 감추어준 큰 잘못인 것이다.

그런데도 KBS일부 담당자가 '일본정부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처음 아니고, 일본 주장을 그대로 방송하면 그들 주장을 기정사실화 해 줄 우려가 있어서 실제방송에서 삭제했다'는 궤변을 내놓았다.

일본 총리가 독도 침략 발언을 하면 국민에게 그대로 알려서 대비케 하는 것이 언론기관의 정도와 책임이지, 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어찌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이겠는가. 이것은 국민과 국가·민족의 권익·존엄성을 망각한 소행일 뿐이다.

영유권을 거론할 때는 역사적 권원(權原), 국제법적 지위, 실효적 점유의 세가지 면에서 고찰하여 판단하는 것이 관례이다. 독도는 역사적 권원에서 서기 512년부터 한국 고유영토임이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으며 그 후 다수 고문헌들이 계속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독도를 언급한 최초의 일본 고문헌은 1667년의 은주시청합기(隱州視聽合記)이다. 그런데 이 일본 고문헌 조차도 독도와 울릉도는 조선영토이고 일본의 서북방 경계는 오키시마(隱岐島)에서 끝난다고 기록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거액을 투입하여 일본 고문헌을 샅샅이 발굴조사했는데, 현재까지 독도를 언급한 일본 고문헌들은 모두 독도를 한국영토로 기록했고, 일본영토라고 기록한 일본 고문헌은 1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독도가 한국영토임이 진실이었기 때문이다.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에 대해서는 연합국 최고사령부가 일본제국을 해체하여 일제가 타국들로부터 침탈한 영토를 원 주인에게 돌려줄 때 약 5개월간의 조사 끝에 독도를 제주도·울릉도 등 다른 섬들과 함께 1946년 1월 29일 연합국최고사령부지령 제677호를 발포하여 한국영토로 판결하고 한국에 반환하였다. 또 1946년 6월 22일 지령 제1033호를 통해 이를 재확인하였다.

연합국사령부의 모든 지령들은 그 후 수정된 것 이외에는 모두 국제법상 정당한 것으로 공인되어, 현재도 유효한 것이다. 그러므로 독도의 국제법상 공인된 소유자는 대한민국 뿐이다. 일본이 독도를 그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일방적 주장이고 억지일 뿐이다.

실효적 점유에 있어서도 대한민국만이 이를 점유하여 해양경찰대 1개소대가 경비하고 있다.그러므로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나 실효적 점유에 있어서나, 오직 대한민국만이 배타적 영유권을 갖고 있다.

이것이 진실이다. 일본 모리 총리가 독도를 역사적으로 국제법상으로 일본영토라고 주장한 것은 총리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망언이고 허위이며 구일본제국주의를 계승하여 독도침략을 시도하는 침략적 책동이다.

한국대통령의 방일 직전에 이를 세계에 공언하여 반론이 없으면 후에 침탈 정당화의 자료로 축적하기 위한 간교한 책동이다.

한국 국민과 정부는 우리의 영토를 넘보아 침탈 수순을 밟으려고 하는 일본정부의 책동에 침묵만 하지 말고 그때그때 강경대응을 해야 할 뿐 아니라 독도를 굳게 수호하기 위한 장기대책과 전략을 세워, 모리 망언과 독도침탈 책동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신용하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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