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갈통" "작살날 준비를 하세요" "아줌마들 왜 안나오는 거냐" "여배우들 상태가 아주 괜찮습니다. 가서 제가 한번 탱탱한가 안탱탱한가…"PC통신의 채팅에나 나올 법한 속된 말이다. 이것은 최근 특정 종교 관련용어를 지나치게 사용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직후 인터넷 방송에 욕설을 해댄 박철이 SBS라디오 '박철의 두시 탈출' 의 하루분 방송에서 사용한 말이다.
여성민우회 미디어 운동본부는 27일 반말과 저질언어가 난무한다는 이유로 SBS '남희석의 토크 콘서트'를 '2000 최악의 프로그램'으로 선정, 발표했다.
박철 남희석 뿐만 아니다. "썸머 나잇 찜입니다"(SBS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 )처럼 이상한 외국어를 구사하는 이휘재, "저런 사람 출연하지말라고 해" (MBC '목표달성 토요일') 같이 반말을 사용하는 유재석, "가슴 크네" (SBS '이홍렬쇼')등 성 상품화 발언을 자주하는 이홍렬 등 방송 언어를 오염 시키는 진행자들이 늘고 있다.
방송사의 버라이어티쇼와 토크쇼의 진행을 맡은 개그맨, 탤런트, 가수 등 일부 연예인들이 흔히 저질 언어나 비속어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익명성을 이용해서 여과없이 PC통신이나 인터넷에서 구사되는 비속어, 조어들을 방송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쏜다' '당근이지' '쭉쭉 빵빵' '번개(통신상에서 대화하다 만나는 것)' '방가 방가(반갑다)'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폭탄' 등 중고생 등 사이에 즐겨 사용되는 은어들이 방송에 등장하는 경우도 많다.
올 3월부터 8월까지 방송위로부터 진행자의 잘못된 언어사용으로 징계를 받은 예는 16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시간 정도 프로그램을 시청할 경우, 수십개의 잘못된 외래어를 발견할 수 있다"는 '가짜 영어 사전' 의 저자 안정효씨의 지적처럼, 비속어 은어 유행어 무분별한 외래어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하는 사례는 한 프로그램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방송진흥원 주창윤연구원은 "방송언어는 이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정도로 오염돼 있다.
방송사들이 시청률을 의식해 방송 언어교육을 받지 않은 연예인들을 대거 투입한 결과, 방송 언어의 저질화가 초래됐다" 고 비판했다.
솜 방망이식의 방송위원회 규제도 문제다. 규제건수가 보여주듯 방송에서 저질언어가 횡행하는데도 방송위 심의는 지극히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방송사의 미온적 대책도 언어의 저질화를 부채질한다. SBS는 올들어 '박철의 두시 탈출' 은 잘못된 언어 구사로 세번의 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취율이 높다는 이유로 개선책을 세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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