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국제문학포럼의 '전환기의 글쓰기' 세션에서 소설가 이문열씨는 "전환기를 맞아 새로운 문학적 모색의 출발점을 리얼리즘의 탈색화에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이씨가 파악한 전환기의 핵심적 문제는 '이데올로기의 종언'과 '디지털 문화의 출현'이다. 그는 역사상 가장 위력적이었던 세계해석 패러다임의 몰락으로 이데올로기 일반이 무력해진 한편으로 낯설고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디지털문화가 급격하게 대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환기적 시점에 오히려 더욱 전통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기존의 순수ㆍ참여문학 논쟁을 통해 리얼리즘을 재점검했다.
이씨는 "한국문학의 순수와 참여 구분은 잘못 그어진 구도였으며 사태의 본질은 방향을 달리한 계몽성의 충돌이었고, 그 핵심에는 리얼리티의 해석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것은 외면적 리얼리즘과 관념적 리얼리즘 간의 충돌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얼리즘의 이 두 줄기가 모두 막다른 골목에 처한 상황에 나아갈 방향은 어느 쪽인가?
리얼리즘의 구체적 의미를 제거한 무색의 대지 위에서 새로운 문학의 지평이 떠오를 것이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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