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영화제의 주체로 참여하는 영화 축제가 열린다. '더 넓게 더 깊게'란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오는 10월24~ 28일 서울극장 3개관과 한국영화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열리는 '제1회 한국영화축제'(KOFIS 2000)'가 바로 그것이다.영화인회의와 영화인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행사는 지난 한해 동안 국내에서 제작된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모든 영상물을 소개하는 축제이다.
전문가들이 심사하는 12개 부문 상 외 4부문의 상을 관객들의 투표결과로 선정해 발표하고 관객들이 배우, 감독들과 대화하는 시간까지 마련한다.
조직위원장인 정지영 감독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영화산업의 호기는 관객과의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것이란 판단에서 영화축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스크린쿼터제를 위한 지원세력 확보 차원에서도 의미있는 행사이다.
한국영화축제는 관객층을 폭넓게 겨냥한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영화제마다 북적거리는 20대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 주한 외국인을 위한 '주한외국인을 위한 밤', 장애인, 노동자를 위한 행사를 마련하고, 40대 이상 관람객에게는 관람료(3,000원)를 면제해 준다.
올 행사에서는 '박하사탕' '오 수정' '춘향전' 등 지난해 9월24일부터 1년간 제작이 완료된 40편의 극영화는 물론 주요 단편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30여편의 독립 영화도 상영한다. 개혁적 성향의 영화인회의는 이 행사를 추진하면서 (사)영화인협회가 주관하는 대종상과 일종의 '대립관계'를 형성하는 게 아니냐, 두 단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이에 조직위는 "영화축제는 결코 대종상에 피해가 가지 않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며 "영화축제에 영화인협회가 공동참여하고, 대종상에도 영화인회의가 적극 참여하는 등 두 단체가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두 행사의 결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2억5,000만원의 예산은 CJ엔터테인먼트와 영진위의 협찬 및 지원금으로 확보했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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