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의 경쟁자는 조성모도, H,.O.T 도 아니고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다?서태지 컴백 이후 서태지의 성향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자 서태지 팬들이 격분했다. 이들이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다른 아티스트가 아니라 바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나 운동권 출신의 가요 평론가들이다.
발단은 이른바 '문화사기단'이 주최한 '안티 서태지' 공연 '서태지를 위하여' 이다. 17일 홍대 앞 카페에서 열린 공연에서는 서태지를 본 딴 인형의 배 가르기 등 자극적인 방식을 동원, '반서태지' 입장에 대한 충분한 담론 형성의 장이 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안티 서태지' 입장을 표방한 노 브레인, 삼청교육대 등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은 팬들로부터 심한 욕설과 혹독한 비난을 받아야 했다. '안티 안티 서태지' 사이트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태지들 후원회 또래네'가 주장한 운동권 출신 평론가의 일종의 '음모론' 이다.
이들은 홈페이지에 서태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신현준, 김종휘, 원종우, 강헌, 서동진, 김작가, 이영미씨 등의 이력을 소상히 밝히면서 '반서태지' 발언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미 음악 평론가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차 "서태지가 컴백하자 갑자기 음악평론가가 됐다" 며 억지스런 비난을 퍼붓기도 하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 평론가의 행보에 대한 해석이다.
팬들은 ▦서태지가 자유 공연 같은 무대가 아니라 MBC TV를 통해 컴백무대를 선택했고 ▦서태지가 가요계에서 언더 고유의 장르였던 하드코어 음악을 택함으로써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이들 평론가의 입지를 약화시켰으며 ▦서태지가 일종의 '의식화'를 거부하고 독립음반 제작자로 변신하지 않은 점 등의 이유로 서태지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운동권 평론가들에게 일종의 '괘씸죄' 를 저질렀다는 설명이다.
한 평론가는 "신문 보도를 통해 서태지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취한 이후 엄청난 욕설에 시달리고 있다. 한 두번 겪은 일도 아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평론가는 "서태지는 저항적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결국 음반 판매를 통해 엄청난 부를 획득하게 된다. 국내 최고의 블록버스터형 가수가 노래하는 저항, 어딘가 우습지 않은가"라고 반문한다. 아무튼 "서태지가 좋다"는 게 서태지 컴백 이전의 진보 진영의 '패션' 이었다면 이제는 "서태지가 문제 있다"고 말하는 게 엄청난 결단을 요구하는 일이 된 시점이다.
이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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