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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전총리 통독 10주년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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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전총리 통독 10주년 회견

입력
2000.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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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전 나를 바보 취급했던 사람들은 이제 부끄러워 해야 한다.”‘독일 통일의 영웅’ 헬무트 콜(70·사진) 전 총리가 통일 10주년을 맞아 26일 ZDF_TV와의 인터뷰에서 외로웠던 결단의 시기를 털어놓았다.

그는 “당시 국내외에서 아무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독일이 통일될 수 있다는 내 생각을 믿어주지 않았다”며 “처음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에게 베를린 장벽을 철폐하라고 요구했을 때 독일 국민들이 레이건을 비웃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특히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당시 서독 대통령으로부터는 “‘통일 미치광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면서 “정계에서 되지도 않을 통일 망상에 사로잡힌 비정상인 취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국외의 반응도 비슷했다. 그는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난 뒤 즉시 통일을 지지한 외국 지도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펠리프 곤잘레스 스페인 총리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독일 통일에 대해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기분 나쁘다는 투였고,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는 ‘거칠게’ 반대했으며, 이탈리아 정치인들은 분개했다”는 것이다.

1998년 총선 패배로 16년 집권을 끝내고 퇴진한 전후(戰後) 최장수 총리 콜은 그러나 지난해부터 불거진 비자금 스캔들 때문에 10월 3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통일 10주년 기념식에 연사로 초대받지 못했다.

심기가 불편한 콜은 이에 대해 “그 기념식에 초대받은 인사들이 10년전 무엇을 했는가. 내가 그들과 함께 초대받지 못했다고 해서 하나도 섭섭할 이유가 없다”고 받아쳤다.

이윤정 기자

y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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