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의 영웅은 단연 캐시 프리먼이다. 성화 최종주자로 선정돼 물 속에서 성화대에 점화함으로써 전세계인의 시선을 모았던 검은 피부의 프리먼. 그는 호주 대륙의 원주민인 애보리진 출신으로 육상 여자 400㎙ 경기에서 1위로 들어와 지금까지 호주가 얻은 100개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호주판 흑백 화합의 대명사가 된 프리먼의 사진은 시드니 곳곳의 광고판에 등장해서 열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프리먼이 입은 운동복도 화제다. 기록을 위해 가장 가벼우면서 간편하게 입고 뛰는 다른 육상선수 들과 다르게 튀는 복장을 했기 때문이다. 머리에 모자까지 쓰고 팔과 다리는 물론 손등까지 감싼 운동복은 마치 겨울 땀옷을 연상케 했다. 색깔은 안정감을 주는 흰색 노란색 녹색을 다양하게 혼합했다. 올림픽 영웅이 입은 이 운동복은 앞으로 유행을 타서 불티나게 팔릴 전망이다.
■오래 전 일이지만 국제경기에 나선 한국선수들의 운동복은 볼품이 없었다. 디자인도 어색하고 색깔은 유치해서 선진국 선수들과 너무나 비교됐다. “저런 옷을 입고 경기를 잘 할 수 있나?” 걱정이 들 정도였다. 반면 외국선수들의 운동복 디자인은 깜찍한 것이 많았다. 선수들이 빠르고 높고 멀리 뛰는 데 거추장스럽지 않게 디자인하고 아름다운 무늬와 색깔로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멀리서 보아도 좋은 옷감을 쓴 것을 알 수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선수들의 운동복과 운동화도 많이 개량되었다. 운동복 제조회사들도 커져서 광고를 기대하는 지원과 협찬이 잇달아, 선수들의 모습을 일신하는데 도움이 됐다. 아직 종목에 따라 어색하거나 색감이 뒤떨어진 운동복을 입고 뛰는 선수들이 없진 않으나 대부분 어디에 내놔도 한국선수들의 운동복은 당당해졌다. 남자 육상 100㎙ 우승자 미국의 모리스 그린이 골인 직후 운동화 한짝을 벗어 관중석에 던져준 행위는 최상의 광고가 됐다. 대중이 열광하는 운동장에서 영웅으로 부각된 선수들이 입는 운동복은 유행을 일으키는 일급상품으로 변한다. 우리 운동복도 노력여하에 따라 세계 일류로 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성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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