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우리 이야기 (Story Of Us) ' 라고 말한다. 아마 결혼생활 15년이 지나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신날 것도 없는 부부들에게 벤 (브루스 윌리스) 과 케이티 (미셸 파이퍼) 는 바로 자신들일 수 밖에 없다.낙천적인 소설가 남편은 그냥 그대로가 좋고, 퍼즐게임 출제자인 아내는 매사가 정확해야 한다. 신혼시절이야 그것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준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다.
무신경한 것도 정도문제이지 혼자서 아이들 뒤치닥꺼리에 집안일 도맡아 하는 것도 신물이 나고, 매사를 옭아매려는 아내의 까탈스런 성격에 숨이 막힌다.
"소설과 퍼즐만큼이나 우리부부는 맞지 않아."
한번 그렇게 생각하면 지난 시절의 모든 것이 그렇게 해석된다. 그래서 아이들이 캠프에 간 사이 별거를 해보자. '해리와 샐리' 라도 이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디 한번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당신도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로브 라이너 감독의 '스토리 오브 어스' 는 이렇게 부부가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곧 결혼의 역사이다.
그들의 불행한 역사는 그러나 무겁거나 우울하지 않고 너무나 재미있고 친근하다. 부부생활에 대한 느낌과 갈등을 현실감이 통통 튀는 재치있는 대사와 행동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결국 처음 "난 해피엔딩이 좋다" 고 말한 벤의 생각대로 간다. '어쩌면 다른 삶이 있을지 모른다' 는 생각으로 잠깐 눈을 돌려보기도 하지만 어디 별난 인생이 있으랴.
그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 다름아닌 아이들이다. 가족은 역사이며, 그 역사만든 가장 소중한 것이 아이들이란 사실을 외치는 벤과 케이트의 의도가 너무나 뻔해 보이지만 그러냐 어쩌랴.
누구나 그 뻔한 것에 감동하고 행복해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인데.
30일 개봉. 오락성 ★★★☆ 예술성 ★★★☆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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