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중문화사회 속의 시인'이라는 주제로 열린 서울국제문학포럼 세션에서 사회자 전영애 서울대 교수는 발제자로 나온 시인 황지우씨를 '현란한 언어로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전위시인'으로 소개했다.황씨가 발제문 '격류 위의 나뭇잎 : 모더니티, 대중문화사회, 시'에서 지금의 자신을 '포스트가르드(후위시인)'로 칭한 데 대한 완곡한 수정이었다.
황씨는 "지금 엉뚱하게도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구체적인 삶 속에서 내가 어떤 시를 써왔는지 말하려 함이다"라고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1950년대 학교생활을 통해 근대화의 '불쾌한' 단편들을 접한 사연과, 60년대 혁명과 쿠데타의 격랑에 휩쓸렸던 시절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너무나 끔찍한 근대화 과정이 오히려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사춘기 때 읽었던 몇 권의 값싼 에세이들, 30여년 동안 군사정권이 배양한 날림과 획일화의 과정이 그를 아방가르드(전위)로 나서게 했고, "이성의 맑은 윗물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근대화 과정에서 나는 '아방가르드'였다. 하지만 요즘 같은 현기증 나는 대중문화사회에서 나는 고립되고 싶다. 문학 또한 이러한 격류 속에서 은둔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이제 '포스트가르드'이기를 원한다."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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